[비즈니스포스트] 오랜 침체에 빠져 있던 2차전지주가 간만에 기분좋은 기지개를 켜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업황 전체의 회복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가운데 개별 호재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그 관련주들에 주목하고 있다.
 
개별 호재에 미국관세 '꽃놀이패'까지, LG엔솔 중심으로 2차전지주 반등하나

▲ 국내 2차전지주가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총 26.64% 상승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테마형 지수 가운데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2위인 KRX FactSet 차세대 에너지 지수(20.55%), 3위인 KRX 전기차 TOP 15(19.85%)를 앞질렀다.

이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대표 2차전지주 10개 종목을 선별해 만든 지수다.

2차전지주는 특히 최근 들어서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랜 침체기를 겪던 2차전지주에 각종 호재가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이달 12일로 임박했다. 국내 2차전지주의 최대 경쟁상대인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기한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상을 도출하며 변수가 생길 수는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한국 2차전지주의 반사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어떤 시나리오도 국내 2차전지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앞서 예고한 대로 서로 100% 이상의 고율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산 배터리는 사실상 미국 시장 진입이 봉쇄되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여전히 고율 관세일 것이므로 북미 현지 공장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예산 법안(OBBBA)에도 중국산 배터리 소재와 부품 유입을 강하게 제한하는 규정들이 추가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배터리를 한국 배터리가 대체하는 시기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공급개혁을 통해 리튬공급을 줄임으로써 국내 2차전지주의 수익성 개선이 동반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개별 종목들에 호재도 겹치는 상황이다.

우선 에코프로비엠이 간만에 호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797억 원, 영업이익 490억 원을 거뒀다고 전날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59% 급증했다.

물론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투자로부터 일시적으로 큰 수익을 거둔 영향이 크긴 했지만, 증권가에선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이 안정돼 있고 인도네시아 투자관련 이익이 3분기에도 추가 반영되기 때문에 분기 흑자 기조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손익도 2024년 적자에서 올해부터는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고 보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기존 13만4천 원에서 15만3천 원으로 높이며 “리튬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하반기 이후 판가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별 호재에 미국관세 '꽃놀이패'까지, LG엔솔 중심으로 2차전지주 반등하나

▲ LG에너지솔루션의 계약사는 테슬라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대형 호재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글로벌 대형 기업과 5조9442억 원 규모의 리튬인산철 배터리셀 공급을 체결했는데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테슬라와의 계약은 장기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현지에 공장을 적극적으로 구축해 놓은 상황이므로 정부 보조금 지원 기대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국내 2차전지 산업 전반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27~2028년 이후부터는 공급사 다변화 가능성도 있어 일부 국내 업체들의 낙수효과도 기대된다”며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및 수주 모멘텀이 유효한 LG에너지솔루션, 엘앤에프, 대주전자재료를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