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개최지 이전 요구받은 브라질, 숙박시설 부족에도 "이전 계획 없다"

▲ 지난달 촬영된 브라질 파라주 주도 벨렝 시내 공원 모습. 현재 벨렝은 기후총회 대표단을 모두 수용할 만한 숙박시설을 갖추지 못해 숙박비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총회 개최국이 숙박시설 부족에도 개최지 이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의장이 "기후총회는 계획대로 벨렝에서 개최될 것이고 정상회의도 벨렝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대체 계획안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11월 열리는 COP30은 브라질 북부 파라주의 주도 벨렝에서 개최된다.

현재 벨렝에는 기후총회 대표단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없어 숙박비가 치솟고 있다. 이에 이번 기후총회 참가국들은 숙박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후총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은 해당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로이터는 회의 과정에서 여러 국가 대표들이 브라질 정부 측에 기후총회 장소를 벨렝에 아닌 다른 도시로 옮기라는 압박을 가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에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로이터를 통해 "포괄적이고 표옹적이며 접근가능한 기후 회의 개최를 향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기후총회 개최도시 변경에 관한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라주 정부도 "호텔, 집주인, 부동산 중개업체 등과 지속적으로 연락해 책임감과 모범 사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브라질 법은 자유로운 거래에 따른 절차에 정부 간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벨렝에 남은 숙박시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정부의 협력 요청에도 남은 호텔 점주들은 통상 요금의 10~15배에 달하는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벨렝 숙박시설의 최저 숙박비는 현재 1박에 220달러(약 30만 원)로 유엔이 각국 대표단에 제공하는 일비 146달러(약 20만 원)를 초과한다.

브라질 정부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숙박시설 예약 플랫폼을 신설했으나 대기열이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는 자체 조사를 위해 접속을 시도한 결과 약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숙박비도 전보다 오른 1박에 최소 360달러(약 50만 원)에서 최대 4400달러(약 609만 원)로 확인됐다.

라고 의장은 "호텔들은 자신들이 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숙박시설 문제에 더해 벨렝의 물류시설 기반이 대표단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라고 의장은 "물류시설 인프라 문제가 기후대응에 관한 본질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