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법률 미꾸라지’로 불린다. 해박한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혹과 혐의들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 붙여진 별명이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게이트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박영수 특별검사가 ‘같은 검찰식구'인 우 전 수석을 옭아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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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수 특별검사. |
법조계에서는 특검의 활동기간이 2월 말로 종료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특검의 수사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박영수 특검이 우 전 수석 수사에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이를 놓고 여러 해석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우 전 수석이 법률가 출신답게 죄가 될 만한 ‘약한 고리’들을 빈틈없는 방패로 워낙 잘 처리해 특검도 이를 쉽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영수 특검은 특검 출범 전 우 전 수석과 사실상 ‘한배’를 타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논리가 보통이 아닌 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검도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맞닥뜨려야 할 ‘적’의 ‘실력’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 우 전 수석은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법률적으로 민감한 부분에서는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없도록 교묘한 답변으로 빠져나갔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등 혐의의 입증을 위해 그가 청와대에 근무하는 동안 검찰 등을 상대로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사례를 낱낱이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에서 물러났지만 검찰에 여전히 미치고 있는 우 전 수석의 강력한 영향력이 특검수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 전 수석은 2015년 1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는데 이후 검찰 수사와 인사를 사실상 쥐락펴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우 전 수석이 검찰 내 웬만한 자리에 다 손을 다 썼다고 보면 된다”며 “역대 민정수석 중 그처럼 검찰인사를 좌지우지한 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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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
일각에서 박영수 특검과 우 전 수석의 ‘개인적 친분’이 특검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한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박영수 특검은 1994년 수원지검에 있을 때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데 사석에서 ‘우리 병우’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특검은 검찰 재직 당시 ‘강력통’으로 분류되는 후배 검사 가운데 최윤수 국가정보원 2차장의 멘토로 알려져 있는데 최 차장은 우 전 수석과 각별한 사이다. 최 차장은 우 전 수석의 추천으로 국정원 2차장에 발탁된 만큼 ‘연결고리’가 있는 셈이다.
박영수 특검은 이와 관련해 “수사는 원칙대로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그런 우려가 있었다면 제가 특검되지 않았다. 수사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