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오버행 우려를 해소하고 밸류업 계획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 주가 오름세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를 벗어나면서다.
주가부양 측면에서 신한금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진 회장은 예상보다 빠른 자사주 소각으로 밸류업 의지도 내비쳤다.
26일 금융업계에선 신한금융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24일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보유하고 있던 신한금융 주식 974만2340주(지분율 1.94%)를 블록딜(대량매매) 형식으로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종가 6만1000원대비 2% 정도 할인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신한금융 주가가 밸류업 열풍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했다고 바라봤다. 오버행 우려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모펀드를 주요 투자자로 맞으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IMMPE), 어피너티,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 현 EQT프라이빗) 등 3곳의 사모펀드가 신한금융 지분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들이 지난해 초부터 차익실현을 본격화하자 남은 보유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오버행 우려가 생긴 점이다. 금융지주 주가가 밸류업 수혜를 보는 시점에도 신한금융 주가가 덜 반응했던 이유로 꼽힌다.
유상증자를 거치며 발행 주식수가 늘어난 점 자체도 신한금융 주가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신한금융 상장 주식수는 약 4억9584만 주다.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는 KB금융 주식 수 약 3억8146만 주와 비교해 1억 주 이상 많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어피너티의 보유 지분 매각으로 오버행 부담이 완화된 만큼 주가가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한다.
진 회장에게도 이같은 상황 변화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취임 뒤 줄곧 주주가치 제고에 공들여 왔지만 유통주식수와 오버행 우려라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판 자체가 달라졌다. 진 회장이 신한금융 밸류업에 박차를 가하면 그만큼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모펀드 IMMPE가 여전히 신한금융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IMMPE가 가지고 있는 전환우선주 1748만주의 전환가격은 주당 4만2900원이다.
이번에 지분을 매각한 어피너티는 주당 2만9600원에 신한금융 지분을 사들였다. IMMPE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가정하면 아직은 때가 아닌 셈이다.
이런 시점에 진 회장이 예상보다 빠른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점도 주목된다. 시장에 주가 부양 의지를 다시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5천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다. 당초 예정보다 두 달 앞당겨진 일정이다.
신한금융은 2월7일부터 8월6일까지 5천억 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한 뒤 매각할 계획을 세워뒀었다. 그러나 6월23일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데 이어 정정공시를 내고 6월26일 자사주를 매각하겠다고 알렸다.
자사주 소각은 신한금융 주가 부양을 위해 진 회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이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도 '5천만 주 주식수 감축'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진 회장은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식 발행량을 지속해서 줄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식 발행량을 조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주가 상승 기대감이 현실화한다면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2023년 3월 신한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2026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