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MD와 브로드컴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대항마로 존재감을 뚜렷하게 키우면서 반도체주 투자 기회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MD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대형 반도체주 및 인공지능 관련주에서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대안으로 AMD와 브로드컴을 재평가할 계기가 찾아왔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25일 “엔비디아 주가는 이미 고평가돼 있다”며 “그러나 중장기 성장 전망을 고려하면 현재 프리미엄은 충분히 당위성 있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현재 역대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본격화된 2023년 초와 비교하면 지금의 기업가치는 10배 안팎에 이른다.
팁랭크스는 현재 엔비디아 주가가 향후 3년에 걸쳐 연평균 30%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예상치를 밑돌거나 엔비디아 점유율이 낮아지는 등 변수가 발생한다면 주가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금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체제에 도전하는 경쟁사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 CFRA는 “AMD는 2026년부터 엔비디아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시작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팁랭크스는 CFRA 보고서를 인용해 AMD가 내년에 출시할 MI400X 시리즈 인공지능 반도체가 강력한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오픈AI와 오라클 등 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기업이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사용 계획을 공식화한 점도 시장에서 AMD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근거로 제시됐다.
이는 자연히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조사기관 멜리우스리서치도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출시 전부터 고객사들에 특히 높은 관심을 모으며 강력한 잠재 수요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AMD가 아마존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AMD과 협력하는 데 이어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혔다.
멜리우스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AMD의 지위는 올해 초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다”며 엔비디아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브로드컴의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나 AMD가 설계하는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와 달리 브로드컴은 빅테크 기업 등 고객사와 직접 협업해 개발하는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를 전문으로 한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홍콩 증권사 HSBC 분석을 인용해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의 시장 규모는 업계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브로드컴의 수주 역량과 가격 협상력이 모두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개막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을 대거 선점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부담과 전력효율 등을 고려해 엔비디아 GPU 대신 맞춤형 반도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성장 기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HSBC는 브로드컴이 앞으로 2년 동안 고객사 기반을 꾸준히 확장하며 가파른 외형 성장을 지속할 잠재력을 안고 있다고 바라봤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80~90%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공지능 시장 전반의 성장성도 고려한다면 AMD나 브로드컴과 같은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가 엔비디아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정도의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가파른 성장 전망이 주가에 반영된 엔비디아보다 AMD 또는 브로드컴을 매수하는 일이 더 좋은 성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팁랭크스가 집계한 엔비디아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173달러 안팎이다. 현재 주가와 비교해 약 17%의 상승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CFRA는 최근 보고서에서 AMD 목표주가를 기존 125달러에서 165달러로, 멜리우스는 110달러에서 175달러로 높여 내놓았다. 최대 26%의 상승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HSBC는 브로드컴 목표주가를 기존 240달러에서 400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24일 종가 대비 약 52%에 이르는 주가 상승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