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영업이익 3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 경쟁사 해외사업 대박에 '한숨'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 생산기지가 없는 상황에서 뒷걸음치는 회사 수익성 반등의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월30일 크라운제과 신아산공장 준공을 기념해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가운데)과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제막식 행사를 하고 있다. <크라운제과>

[비즈니스포스트] 크라운제과가 영업이익률 4%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영업이익마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내수 경기 침체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일제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해외 생산기지가 없어 국내 생산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근근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크라운제과는 실적 반등을 위한 다각면의 모멘텀을 찾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에 비해 밀리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3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20.8%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억 원, 3분기 영업이익은 5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91.6%, 33.8% 감소했다.

크라운제과의 2024년 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26% 줄어든 21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8%를 보였다.

크라운제과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1~2024년 동안 202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4%대에 머물렀다. 

크라운제과의 수익성이 지지부진한 데는 회사의 가격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크라운제과는 2019년부터 6년 동안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반면  주요 원재료인 맥분류와 초코류 가격은 최근 3년 사이 각각 26%, 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살펴보면 '원재료와 상품의 매입액'은 21.3%, 급여는 7.5%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업이익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식품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해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식품업계에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과 삼양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해당하는 비중은 각각 65%, 77%에 이르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오리온 17.5%, 삼양식품 19.9%였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20% 수준인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9%에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해 크라운제과의 해외 매출 비중은 5.6%에 불과하다.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4월 충남 아산에서 ‘신아산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신공장에선 ‘죠리퐁’, ‘콘칲’, ‘콘초’, ‘콘치’, ‘카라멜콘과 땅콩’ 등 크라운제과의 주력 스낵 제품을 생산한다. 스낵 공장을 새로 지은 것은 1988년 이후 36년 만이다.

크라운제과는 신아산공장을 포함해 대전 비스킷 공장과 충북 진천 당과 공장 등 3곳의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평택항과 인접한 신아산공장 가동을 계기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확대도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다만 각각 해외 4개, 6개 나라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오리온, 롯데웰푸드와 달리 크라운제과는 2012년 중국 현지공장을 매각한 뒤 해외법인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크라운제과가 해외사업을 확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크라운제과 영업이익 3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 경쟁사 해외사업 대박에 '한숨'

▲ 크라운제과 제품 이미지. <크라운제과>


올해 1분기 크라운제과 수출액은 63억 원으로 신아산공장 가동 전인 2024년 일분기보다 7.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였다. 해외 판매가 유의미한 수준까지 확대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현재 수출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증권업계에선 가격 인상을 유보해온 보수적 기조가 기회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사 대비 상대적인 가격 인상 여력이 상당히 누적된 상황”이라며 “스낵 품목 확대와 고마진 제품군 비중 상승이 병행될 경우 소비자 저항 없이도 점진적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격 정상화 및 실적 개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회사가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크라운제과의 밸류에이션(적정 가치 배수)는 주가수익비율(PER) 6.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로 업종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