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내년 1월에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 글로벌 경기와 물가상승률 회복이 기대되지만 도널드 존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정책에 관련된 기대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글로벌 경기, 물가상승률 회복,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둘러싼 기대가 내년 1월에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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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미국 경제성장률은 3분기 기준 2.5%로 최근 2년 동안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도 11월 기준으로 소매판매와 수출지표 등이 양호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내년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0%대까지 떨어졌던 각국의 물가상승률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내년의 글로벌 물가상승률을 2.8%로 전망했는데 올해 추정치인 2.2%보다 0.6%포인트 상승하는 수준이다.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특히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정지출 확대공약에 관련된 기대에 연말부터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에 취임한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내년 1월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대를 제외한 변수들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이 4분기에 이전보다 양호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측되는 점도 내년 1월의 국내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의 관측을 종합한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37조 원까지 상향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일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뒤 보호무역주의를 확대하고 핵전력을 강화하는 등 외교적인 불확실성도 키울 경우 내년 1월의 국내증시에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관련된 기대를 반영했다는 점이 리스크요인”이라며 “기대는 심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실망으로 바뀌면서 주가조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의 경우 매년 초에 증시가 오르는 ‘1월 효과’가 코스닥지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나타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임노중 유화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월에 급등했던 2009년과 2012년을 살펴보면 경기저점에 가까웠고 절대적인 주가수준도 낮았다”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코스피지수도 연말에 2000선을 회복해 1월 효과가 미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코스피지수는 1월에 1930~21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26일 직전거래일보다 1.85포인트(0.09%) 오른 2037.75로 장을 마감했다. 달러화 강세가 소폭 진정됐고 이탈리아 정부가 200억 유로를 금융권에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은행들의 파산 가능성도 완화된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에서 기관투자자는 125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312억 원, 개인투자자는 87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직전거래일보다 4.59포인트(0.74%) 떨어진 615.16으로 거래를 끝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함께 주식 매물을 쏟아내면서 1거래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161억 원, 기관투자자는 19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40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