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SK텔레콤 해킹사고 엄중하다' 최태원의 무거운 사과,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 5월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SK텔레콤의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분들과 국민께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 바쁜 일정 속에서 매장까지 찾아와 오래 기다렸거나 해외 출국 앞두고 촉박한 일정으로 마음 졸인 많은 고객에게 불편을 드렸다. 지금도 많은 분이 피해가 없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특히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이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다.” - 2025년 5월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 수펙스홀에서 열린 일일브리핑에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해킹 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사과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9일 만이다. 

최태원 회장은 2025년 5월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최 회장은 SK그룹사들의 보안을 강화하고 정보보안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SK텔레콤은 앞서 4월19일 홈 가입자 서버(Home Subscriber Server) 시스템 해킹에 따른 악성코드 감염으로 가입자 유심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최 회장이 이 사고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사과한 만큼 SK텔레콤의 사고 후속 조치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고 재계 오너 2~3세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위상을 감안하면 계열사의 사고와 관련해 직접 나서 사과하고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앞서 2022년 10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해 10월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이 화재로 이곳에 전산시설을 두고 있던 카카오와 네이버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SK C&C 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 내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연결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SK 계열사인 SK온에서 공급한 것이었고, 당시 데이터센터는 배터리 온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갖추고 있었으나 화재 발생 직전까지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이 화재로 카카오톡, 다음 등 카카오의 서비스가 나흘 동안 중단됐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