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은 외벽 3분의 2가량을 뒤덮은 커다란 통창이 파란 봄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골프시장 거품이 꺼졌다.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활황을 띄었던 골프웨어 시장도 MZ세대 골퍼들이 떠나면서 조정기를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스웨덴 스포츠 브랜드 제이린드버그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998㎡(302평), 브랜드 단독 매장 중 세계 최대 규모이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그 한 가운데서 마주한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은 외벽 3분의 2가량을 뒤덮은 커다란 통창이 파란 봄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1층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제이린더버그는 1997년 스웨덴 패션 디자이너 요한 린드버그가 설립한 스포츠 브랜드다. 

브랜드 로고는 요한 린드버그 이름과 성의 첫 이니셜 ‘J’, ‘L’에서 착안한 것으로, 스포츠와 패션을 연결한다는 브랜드 핵심 철학 ‘브릿지’(다리)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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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1층 데스크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방문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1층은 시즌을 대표하는 제이린더버그 메인 컬렉션을 전시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그런 만큼 브랜드 상징 색상인 에너제틱 오랜지 컬러를 바탕으로 진열대와 계산대, 의자 등 곳곳에 로고 디자인이 심겨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시즌 브랜드 키 아이템을 전시해 둔 움직이는 진열대였다.

스웨덴 숲에서 흔히 보이는 베리와 버섯류에서 모티브를 얻은 진열대는 나무 블록들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제이린드버그 로고 형태를 만들었다 사라졌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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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1층에 위치한 키네틱 디스플레이(움직이는 진열대). <비즈니스포스트>

1층 매장에 들어섰을 때 정면 벽에 붙어 서 있는 두 개의 마네킹에는 현재 시즌 제이린드버그의 시그니처 콘셉트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을 입힌다고 한다.

이날 두 마네킹은 스웨덴 스톡홀롬 본사 디자이너가 현지 골프장 경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적용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제이린드버그와 사업권 계약을 맺고 상표를 활용한 의류를 생산·판매하는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수입 상품과 자체 제작 비중은 각각 약 35%, 65%다. 주문을 하면 본사에서 국내 시장에 맞춘 핏으로 제작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지하 1층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색감과 구성, 음악까지 1층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나타났다.

중앙을 스카이 블루 색상을 입힌 기둥 구조의 스테이지 형태로 꾸미고 나무로 만든 대형 스피커를 한쪽 벽면에 배치했다. 스테이지 양쪽으로 나뉜 한쪽엔 골프웨어가, 한쪽은 테니스웨어가 전시되어 있다. 
 
[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지하 1층 스테이지 공간과 대형 스피커의 모습. <신세계인터네셔날>

제이린드버그는 골프웨어로 잘 알려졌지만 테니스와 스키, 아웃도어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지하 1층에선 전 세계 제이린드버그 매장 중 클럽하우스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맞춤 커스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매장에 비치된 다양한 스티커를 활용해 원하는 디자인을 구성하면 프린트 기기로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어 준다.

2층과 3층에선 골프웨어뿐 아니라 테니스, 스키, 아웃도어, 일상복 등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 공간인 2~3층은 환했다. 맑은 봄 햇빛이 통창을 거쳐 공간을 풍만하게 채웠다.

이는 넓은 공간감과 함께 백화점 등 다른 매장과는 확연히 다른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 서울만의 장점으로 다가왔다.
 
[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2층 남성복 판매 매장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골프가 야외에서 즐기는 스포츠인 만큼 통창을 적용해 상품을 실제 필드에서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층은 남성복만 판매한다. 스카이블루 색상을 적용한 곡선의 구조물을 중앙에 두고 천장에 화살표 모양의 조명을 달아 상승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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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3층 여성복 판매 매장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여성복 전용 매장인 3층은 수평으로 뻗어나가는 포물선 구조물과 조명으로 골프 스윙을 연상케하는 역동적 공간으로 꾸몄다. 4층과 5층은 VIP 고객을 위한 전용 라운지로 운영된다. 

4층은 타원형 공간과 곡면 기둥으로 감각적 포근함을 강조한 라운지 공간에서 스웨디시 커피를 판매한다. 한 편엔 울퉁불퉁하게 높낮이를 준 그린이 마련돼 있어 퍼팅 연습도 할 수 있다. 5층은 테이블이 마련된 루프탑 정원과 스윙존으로 구성됐다.

골프 클럽 제조업체에서 출발한 다수의 골프웨어 브랜드들과 달리 제이린드버그는 패션 전문가가 설립한 브랜드다. 그런 만큼 브랜드 강점이 디자인에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로부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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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4층 멤버십 라운지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정지선 신세계인터내셔날 국내패션본부 실장은 “제이린드버그는 골프 스윙을 할 때 기능적인 부분들을 옷에 녹이고, 원단과 핏, 패턴 등 모든 부분에서 다 기능성을 주요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기능성을 기본으로 패션이 가미된 브랜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 고객들이 떠나면서 남은 분들은 골프에 진심인 ‘진성 골퍼’로 기술적으로 우수한 옷들을 선택한다. 그 니즈를 맞출 수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고 덧붙였다.

골프웨어 시장이 위축되는 시기 최대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자신감의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 5층 스윙존.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제이린드버그의 브랜드 홍보대사(앰버서더)는 연예인이 아닌 국내 프로골퍼 14명으로 구성된 ‘팀 제이린더버그’다. 이 또한 기능성에 힘을 주는 브랜드 철학이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제이린드버그는 시즌 마다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팀 제이린더버그 소속 선수들이 실착 테스트를 하고 품평을 진행한다고 한다. 프로선수로서 스윙 등을 했을 때 불편한 점이나 좋은 점, 개선할 점을 상품 출시 전에 반영해서 업데이트한 뒤 제품을 출시한다는 것이다.
 
[현장] '골프웨어 빙하기' 청담동에 들어선 세계 최대 제이린드버그 매장, 진성 골퍼 사로잡을 자신감 '가득'

▲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에 들어섰을 때 정면 벽에 붙어 서 있는 두 개의 마네킹에는 현재 시즌 제이린드버그의 시그니처 콘셉트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을 입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제이린드버그는 클럽하우스 서울의 문을 열며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매출 성장과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성 골퍼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재 국내 골프시장을 골프웨어 브랜드의 옥석을 가릴 기회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6개 층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 넉넉한 공간 안에 제이린드버그의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층층이 쌓아 올린 클럽하우스 서울은 골프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백화점의 편리함을 뒤로 하고 찾아갈 만한 공간으로 보였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