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웨이가 상조 사업의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노조와의 갈등에 직면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렌털 가전 위주로 사업을 확장한 코웨이는 최근 구독 서비스와 상조 상품을 결합한 형태의 제품을 시범 운영하며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이다.
코웨이는 상조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 단위의 유통망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통망의 핵심인 ‘코디(방문관리 서비스 직원)’ 조직을 상조 상품 판매에 활용하려는 방침을 두고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코웨이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상조 서비스 판매를 두고 노사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코웨이는 자발적으로 동의한 코디에 한해 상조 서비스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는 사실상 참여를 압박받고 있으며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코웨이 노조는 지난 2월 넷마블 본사 앞에서 상조 영업 강요에 강력히 반대하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코웨이 관계자는 “현재 코디들의 상조 서비스 판매 동의를 받고 있으며 코웨이라이프솔루션 별도 영업망도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결정권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디는 현재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이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코디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형식적으로는 자율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코웨이는 지난해 10월 지분 100%(자본금 100억 원)를 출자해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고 상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실버산업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렌털업에서 쌓은 신뢰도와 유통망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조서비스 가입자는 2015년 404만명에서 2024년 892만 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선수금(가입자로부터 미리 받는 월 납입금) 규모는 3조5200억 원에서 9조4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코웨이는 케어 서비스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버 세대의 생애 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1월부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상조 상품과 렌털 할인 혜택을 결합한 상품을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상조 시장 후발주자인 코웨이는 전국 단위 촘촘한 고객 접점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산으로 여겨진다. 대교와 웅진 등 교육기업들이 상조 사업에 관심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람상조 등 전통 상조 업체들은 설계사 조직 중심의 영업망으로 고객을 확보해왔다.
그렇지만 상조 상품이 일반 가전 렌털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판매에 따른 보상은 주어지겠지만 장기 계약이 수반되는 서비스 구조에서 발생하는 책임은 결국 개인 사업자인 코디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조 관계자는 “상조 서비스 월 납입료가 저렴하지 않기에 결국 기존 제품과 묶어서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렌털 납부는 5~6년이면 끝나지만 상조 서비스 납부 기간은 10~15년이기 때문에 프로모션 결합 제품을 판매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회사는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코디들은 대부분 50~60대로 상조와 무관하지 않은 연령층”이라며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까지 가입시키기 쉬운 구조인 만큼 코웨이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코디 조직은 코웨이 신사업의 핵심 영업 채널로 활용돼왔다. 새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코디들에게 판매 역할이 주어졌다.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 ‘한뼘 정수기’(2012년 출시), ‘아이콘 얼음정수기’(2022년 출시) 등 소형 렌털 제품이 호응을 얻었고 고급 매트리스 및 안마의자 브랜드 ‘비렉스’도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매트리스는 시장진출 10년 만인 2020년 매출 2천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코웨이 매출은 2024년 불경기 속에서도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다. 포화 상태로 여겨지는 국내 렌털 시장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코웨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2조5817억 원이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8% 늘어난 1조5452억 원으로, 국내 성장률이 해외를 앞질렀다.
노조 관계자는 “든든한 조직이 있으니 정수기, 매트리스, 안마의자, 공깅청정기, 비데 등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얹어 팔겠다는 식이었다”며 “1만2천여 명 코디 가운데 노조원 수가 3천여 명에 불과한 만큼 이번에도 다르지 않겠지만 판매에 따른 보상 강화와 함께,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판매인의 영업 및 소득 증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며 상생을 해치는 요소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렌털 가전 위주로 사업을 확장한 코웨이는 최근 구독 서비스와 상조 상품을 결합한 형태의 제품을 시범 운영하며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이다.
▲ 코웨이가 상조 사업의 본격 진출을 앞두고 노조와의 갈등에 직면했다. 사진은 본사 코웨이 갤러리.
코웨이는 상조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 단위의 유통망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통망의 핵심인 ‘코디(방문관리 서비스 직원)’ 조직을 상조 상품 판매에 활용하려는 방침을 두고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코웨이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상조 서비스 판매를 두고 노사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코웨이는 자발적으로 동의한 코디에 한해 상조 서비스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는 사실상 참여를 압박받고 있으며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코웨이 노조는 지난 2월 넷마블 본사 앞에서 상조 영업 강요에 강력히 반대하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코웨이 관계자는 “현재 코디들의 상조 서비스 판매 동의를 받고 있으며 코웨이라이프솔루션 별도 영업망도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결정권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디는 현재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이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코디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형식적으로는 자율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코웨이는 지난해 10월 지분 100%(자본금 100억 원)를 출자해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고 상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실버산업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렌털업에서 쌓은 신뢰도와 유통망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조서비스 가입자는 2015년 404만명에서 2024년 892만 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선수금(가입자로부터 미리 받는 월 납입금) 규모는 3조5200억 원에서 9조4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코웨이는 케어 서비스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버 세대의 생애 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1월부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상조 상품과 렌털 할인 혜택을 결합한 상품을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상조 시장 후발주자인 코웨이는 전국 단위 촘촘한 고객 접점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산으로 여겨진다. 대교와 웅진 등 교육기업들이 상조 사업에 관심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람상조 등 전통 상조 업체들은 설계사 조직 중심의 영업망으로 고객을 확보해왔다.
그렇지만 상조 상품이 일반 가전 렌털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판매에 따른 보상은 주어지겠지만 장기 계약이 수반되는 서비스 구조에서 발생하는 책임은 결국 개인 사업자인 코디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조 관계자는 “상조 서비스 월 납입료가 저렴하지 않기에 결국 기존 제품과 묶어서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렌털 납부는 5~6년이면 끝나지만 상조 서비스 납부 기간은 10~15년이기 때문에 프로모션 결합 제품을 판매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회사는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코웨이 상조업 진출을 준비하면서 코디들에게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고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코디가 고객과 상담하는 모습. <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그는 또한 “코디들은 대부분 50~60대로 상조와 무관하지 않은 연령층”이라며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까지 가입시키기 쉬운 구조인 만큼 코웨이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코디 조직은 코웨이 신사업의 핵심 영업 채널로 활용돼왔다. 새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코디들에게 판매 역할이 주어졌다.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 ‘한뼘 정수기’(2012년 출시), ‘아이콘 얼음정수기’(2022년 출시) 등 소형 렌털 제품이 호응을 얻었고 고급 매트리스 및 안마의자 브랜드 ‘비렉스’도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매트리스는 시장진출 10년 만인 2020년 매출 2천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코웨이 매출은 2024년 불경기 속에서도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다. 포화 상태로 여겨지는 국내 렌털 시장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코웨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2조5817억 원이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8% 늘어난 1조5452억 원으로, 국내 성장률이 해외를 앞질렀다.
노조 관계자는 “든든한 조직이 있으니 정수기, 매트리스, 안마의자, 공깅청정기, 비데 등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얹어 팔겠다는 식이었다”며 “1만2천여 명 코디 가운데 노조원 수가 3천여 명에 불과한 만큼 이번에도 다르지 않겠지만 판매에 따른 보상 강화와 함께,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판매인의 영업 및 소득 증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며 상생을 해치는 요소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