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이어진 테슬라 주가 하락과 브랜드 이미지 악화에 대응해 미국 정부에서 역할을 축소하고 경영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예측이 제시됐다.
테슬라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만큼 일론 머스크가 앞으로 정부 관련 역할보다 경영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된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26일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임직원과 주주들 앞에서 사실상 복귀를 선언했다”며 “투자자들은 큰 폭의 주가 상승으로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가 최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고 이를 생중계해 일반 대중에도 모두 공개한 뒤 증권가와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테슬라 주주들과 주요 증권사들은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에서 역할을 점차 확대하는 데 대체로 부정적 평가를 보내고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법적 권한이 불분명한 상태로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해 정치권에 집중포화를 받는 한편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하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이끌어 이와 관련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전체회의에서 전기차 생산 및 판매 목표와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 로봇을 비롯한 신사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이런 시각을 일부 잠재웠다.
이날 그가 제시한 목표에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 자율주행 차량의 보급 확대,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및 상용화 계획 등이 포함됐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이러한 신사업 목표를 다소 모호하게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일시적으로 부풀리는 데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인공지능 로봇 생산 시기와 출하량 목표치, 자율주행 서비스의 보급 확대 전망 등이 상세히 제시됐다.

▲ 테슬라 전기차 '사이버트럭'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이후 테슬라 주가는 이틀에 걸쳐 각각 12%, 3%에 이르는 상승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에 미래 사업 목표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었다는 점을 증명했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포천에 일론 머스크의 발표가 단기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전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날 발표를 계기로 미국 정부에서 역할을 축소하고 테슬라 경영에 더욱 집중하며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 분위기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며 현재 테슬라 주가는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을 전했다.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며 최측근으로 자리잡은 것은 결국 테슬라를 비롯한 자신의 기업에 수혜를 기대한 행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xAI를 비롯한 업체가 에너지와 우주항공,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에서 정부 사업을 수주할 기회를 넓히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도 충분한 역량을 쏟고 있다는 점을 주주들에 충분히 설득한다면 미국 정부에서 역할 확대는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 브랜드 가치 하락이 당분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요소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를 지지하는 소비자층 역시 굳건히 자리잡고 있어 이를 일부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서 일론 머스크의 역할 축소를 막기 위해 테슬라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전했다.
테슬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동차 및 철강, 알루미늄 관세 등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테슬라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할 공산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일론 머스크는 전체회의에서 “테슬라 주식을 팔지 말고 버티라”고 말하며 “테슬라는 원하는 것을 뭐든지 이뤄줄 수 있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