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국 추격에 관세 리스크까지, 조주완 전방위 '비용 감축' 강도 높인다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비용 감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중국 가전 추격에 미국 관세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 개선이 어려울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악화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맞아, 생산 효율성은 높이고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감축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8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 TV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아지면서 조 사장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통의 TV 강자였던 LG전자는 중국 경쟁사에 완전히 따라잡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LG전자의 TV 시장점유율은 10%로 4위에 그쳤다. 반면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4%, 12%의 점유율로 2~3위를 차지했다.

올레드(OLED), 미니LED 등 프리미엄 TV에서도 중국에 추월당했다.

LG전자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2023년 4분기 26%에서 2024년 4분기 19%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TCL은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며 LG전자를 넘어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LG전자에 큰 부담 요인이다.

LG전자는 현재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가전), 라모스(전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3월4일부터 멕시코에 한 달 동안 유예됐던 25% 관세 부과가 시작된다. 

조 사장은 멕시코에서 만드는 냉장고를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설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쉽게 멕시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것은 향후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됐을 때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중국 추격에 관세 리스크까지, 조주완 전방위 '비용 감축' 강도 높인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12월17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올해를 마무리하는 'CEO 펀 톡'에서 구성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로 LG전자 수익성 확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9조7698억 원, 영업이익 3조120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2.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8.8% 감소하는 것이다.

LG전자는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4조58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3조5510억 원, 2023년 3조5491억 원, 2024년 3조4197억 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하락을 제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직원 소통 행사 ‘최고경영자(CEO) 펀 톡’에서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등 혁신 툴과 기술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제품, 원가, 운영 등에서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품 개발 시간을 30% 가량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24년 말부터 멕시코 내 멕시칼리 TV 공장을 폐쇄하고, 레이노사 공장에서 TV를 통합 생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생산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멕시코 서부 지역에 있던 멕시칼리 공장 설비를 서부 레이노사 공장으로 이전함으로써 미국 수출 물류비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인건비도 적절한 수준으로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급여로 지출하는 비용은 2020년 2조8065억 원에서 2021년 3조3422억 원, 2022년 3조6976억 원, 2023년 4조163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연평균 12.7%씩 증가한 셈이다.

2023년 매출(별도기준)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8%로 국내 30대 제조사 가운데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높다.

LG전자가 2024년 상반기에 지출한 급여도 2조1742억 원으로 2023년 상반기 대비 13%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일부 인력 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는 인력 효율화를 위해 2022년 3월과 2023년 3월, 2년 연속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직원 소통 행사에서 인건비 증가 속도를 줄이는 측면에서 임금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인원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