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화그룹노조협의회 본사 앞 첫 공동집회, 임금피크 폐지·정년 65세 연장 요구](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26134507_150052.jpg)
▲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의 조합원 30여명이 2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그룹 사옥 앞에서 한화그룹에 '2025년 공동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임금단체협약과 관련해 △임금피크제 폐지 △정년 65세로 연장 △장기근속자 포상 △창립기념일 대체휴가 부여 △명절 차례비 신설 등의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화생명,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손해보험, 한화갤러리아,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한화63시티 등 계열사의 노조 조합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지회), 생화생명보험지부, 한화토탈지회, 한화시스템노조, 한화갤러리아노조 등의 관계자들은 각자 맡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김유철 한화오션지회장은 “협의와 논의는 거부한채 사측의 일방 통행식 밀어붙이기로 노사관계는 늘상 파행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으로 노조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남발하는가 하면, 파업 현장에는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권을 방해하고 현장통제와 신인사제도를 도입해 단체협약까지 무력화 하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내 하청지회와 관련해 원청인 한화오션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지회장은 “한화오션 내 하청지회는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하청지회 투쟁이 원만히 마무리 되도록 원청이 적극 교섭에 임해달라”고 했다.
임금피크제가 ‘정년 60세 연장’에 따른 과도기적 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하고 정년의 65세 연장해달라고도 했다.
한화생명보험지부 관계자는 “구조조정형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60세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오히려 55세에 회사를 떠나는 실정”이라며 “사회적으로 65세 정년연장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지금 임금피크제는 선제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실질적으로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명절 차례비 50만 원 지급을 요구했다.
한화시스템노조 관계자는 “귀성 여비라는 항목이 있지만, 이는 연봉에 포함된 항목으로 2024년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으로 인정됐기에 회사가 주장하는 ‘명절상여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나마 김승연 회장이 설날에만 차례비 30만 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30년 전부터 유지된 금액으로 지금의 물가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며 “노동자들은 사측이 생각해주는 만큼 생산성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 창립기념일 대체휴가 부여를 주장하기도 했다. 창립기념일인 10월9일은 법정공휴일인 한글날과 겹친다.
한화갤러리아노조 관계자는 “그룹 창립기념일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한글날에 묻혀버려 의미없이 보내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 집단 대부분이 대체휴일을 지정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노사화합과 사회적 상생 발전을 추구한다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 대체휴무 시행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요구안 발표를 마치고 김명기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회견문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최근 한화그룹은 재계 서열 7위로 성장했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초라한 수준의 복지와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후진적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화그룹은 노동조합이 제기하는 의제를 노동조건 관련 문제로만 한정하고, 노사 논의의 공간을 계열사 내부로만 제한하려 한다”며 “이는 한화그룹 본사가 노사관계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또 계열사와 그룹 본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노동조건 관련한 사안에서만큼은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형성하려면 노동조합활동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노동조합과의 협력과 존중없이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진정한 노사상생을 이룰 수 없음을 그룹이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 한화그룹노조협의회 본사 앞 첫 공동집회, 임금피크 폐지·정년 65세 연장 요구](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26134739_64582.jpg)
▲ 김명기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의장(왼쪽)이 26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화그룹 관계자에게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명기 의장은 요구안 전달 후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한화그룹 노동조합 10개 단체에서 의견을 모아 그룹에 요구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향후 추가 투쟁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각 노조가 공동요구안을 요구할텐데, 실현 여부를 보고나서 낙후된 근로조건 개선여지가 없다면 투쟁을 해야하지 않겠나"고 대답했다.
사옥 주변에는 경찰들이 배치됐으나, 이날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