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둘째 딸인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가 ‘미주전략부문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주브랜드부문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새 직책을 맡은 것인데 사실상 호텔롯데의 미국사업을 주도하는 위치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단독] 호텔롯데 미국 사업 손에 쥐다, 롯데3세 장선윤 새 명함 받았다

▲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사진)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미주브랜드부문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 인사를 통해 장선윤 전무를 롯데호텔 미주전략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장 전무가 새 직책을 맡은 것은 미주브랜드부문장에 선임된 지 1년 만이다.

호텔롯데가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 전무의 직책이 미주브랜드부문장에서 미주전략부문장으로 바뀐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장 전무는 2022년 3월 뉴욕팰리스호텔 담당 임원으로 발령받으면서 미국사업에 본격적으로 관여했다. 1년 9개월 만인 2023년 12월 실시된 임원인사에서 미주브랜드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뉴욕사업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전체의 사업을 보도록 한 롯데그룹의 의도가 담긴 인사로 여겨졌다.

여기에 더해 1년 만에 미주전략부문장이라는 명함을 받음에 따라 앞으로 브랜드보다 더 큰 단위인 전략을 총괄하면서 미국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 관계자는 “장 전무가 소속된 조직의 이름만 바뀐 것일뿐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격과 목표의 변화에 따라 조직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 전무의 위상의 확대됐다는 시각에 힘이 더 실린다.

장 전무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맏딸인 신영자 의장의 자녀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 경영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오너3세다.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장 전무와 사촌 사이다. 장 전무의 언니인 장혜선 이사장은 롯데그룹의 사회공헌사업을 전담하는 롯데삼동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장 전무는 1997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롯데쇼핑 해외상품팀 바이어, 롯데백화점 해외명품1팀장, 해외명품팀장 및 임원 등 유통 계열사에서 일하다가 2007년 호텔롯데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 고문으로 물러난 뒤 한동안 경영에 참여하지 않다가 복귀한 시기는 2015년이다. 호텔롯데 상무로 복귀한 그는 해외사업개발담당을 맡다가 2017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R&D부문장과 운영기획부문장, 운영본부장 등을 거쳤다.
 
[단독] 호텔롯데 미국 사업 손에 쥐다, 롯데3세 장선윤 새 명함 받았다

▲ 롯데뉴욕팰리스(사진)는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로 롯데그룹이 2015년 인수했다. <롯데호텔> 


장 전무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2022년부터다. 그는 당해 3월 롯데뉴욕팰리스 담당 임원에 선임됐는데 호텔롯데에서 롯데뉴욕팰리스가 갖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중책을 맡았다는 해석이 많았다.

롯데뉴욕팰리스의 전신은 뉴욕팰리스다. 1882년 문을 연 유서 깊은 호텔이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역사성을 인정받아 뉴욕시 등록문화재에 올라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최고급 호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이 호텔을 8억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5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나 “전통이 있는 훌륭한 건물이니 잘 보존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미주브랜드부문장, 미주전략부문장으로 명함이 1~2년 단위로 바뀌는 것은 결국 장 전무가 롯데그룹 오너3세로서 경영 전면에 나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장 전무가 호텔롯데의 미국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경영능력을 입증한다면 호텔롯데 내 존재감을 키울 명분이 충분해질 수 있다.

호텔롯데는 미국사업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미국법인 롯데호텔홀딩스USA를 통해뉴욕과 시카고, 시애틀, 괌 등 모두 4곳에서 호텔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에 자금을 투입해 럭셔리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을 위탁경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