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3사가 이란발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경제제재가 해제되고 교역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 발주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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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이란 국영 선사로부터 모두 10척의 선박 수주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계약이 이뤄진다.
최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이리슬(IRISL)’로부터 1만44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4척,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중형 유조선 6척 등 모두 10척의 선박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현대중공업에서, 중형 유조선은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최종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10척을 모두 수주하면 규모는 6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
이번 수주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국내 조선사의 첫번째 수주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현대미포조선은 2008년 이리슬과 모두 17척의 선박 수주계약을 맺었으나 2011년 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벌크선 1척을 제외한 16척의 건조가 무산됐다.
이란의 가스 매장량은 세계 1위 수준이지만 생산량은 4위에 그친다. 이란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제제재로 원유나 가스 수출입, 탐사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란이 앞으로 에너지 수출 강대국으로 복귀하기 위해 원유나 가스 생산량과 수출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발주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리슬 대표는 최근 컨테이너선 57만9천TEU, 유조선 160만DWT, 건화물운반선 200만DWT 등을 발주해 2020년에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이란 국영 석유회사와 1조3천억 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잭업 리그’ 수주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잭업 리그는 주로 100m 이내의 낮은 바다에 설치되는 시추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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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열악한 재무구조 때문에 수주경쟁에서 불리했는데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게 되면서 수주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조선사의 재무구조는 선주사들이 선박을 입찰할 때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7천%대에서 900%대로 개선된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이란발 선박 발주는 호재”라며 “조선사 입장에서 노후된 유조선 교체 수요와 함께 천연가스 수송을 위한 신규 LNG선 발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란은 50개 선사가 모두 480여 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선박연령 상위 50척의 평균연령은 22년이다.
김 연구원은 “경제제재 해제와 무관하게 노후선박의 교체를 위해서도 지금부터 발주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선사 입장에서 큰 고객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이란에 선박을 공급한 주요 조선사들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란 최대 선사인 NITC에 선박을 공급한 내역을 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19척, 448만DWT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대우조선해양으로 18척, 374만DWT를 공급했다. 그 뒤를 중국 조선사가 따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