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 끝 보인다, 이사회 재편됐는데 임종훈은 어떤 선택?

▲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4인연합'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에 이어 이사회도 장악하며 1년여 동안 이어진 경영권 분쟁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4인연합(왼쪽부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1년여 동안 지속됐던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인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킬링턴유한회사)’이 승기를 잡은 만큼 이제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3월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형제측 인물로 분류됐던 이사들이 사임하면서 4인연합이 이사회의 과반 이상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종결됐다’는 뜻이다.

이미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에서 형제측이 4인연합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팽팽한 힘 대결도 밀린 만큼 형제측이 주도권을 되찾기는 요원해졌다.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9.27%, 임종윤 이사 지분은 4.47%로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더라도 21.68%에 그친다. 반면 4인연합측 지분은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의 14.97%를 포함해 54.41%를 쥐고 있다. 형제측 지분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힘의 균형도 깨졌다. 한미사이언스는 11일 공시를 통해 사봉관 사외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도 사임한 것으로 파악돼 한미사이언스 등기이사 수는 기존 10명에서 8명으로 감소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형제측 인물은 형제 2명을 포함해 기타비상무이사인 배보경 이사 등 3명으로 축소됐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5대 5 균형이 깨지면서 형제들로서는 이런 상황을 반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4인연합이 승기를 잡은 만큼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핵심 회사인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들의 1년여 동안 이어진 경영권 분쟁 탓에 실적 정체는 물론 중장기 투자도 멈췄다.

한미약품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955억 원, 영업이익 2162억 원을 거뒀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물론 2024년 한미약품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쓴 것이지만 최근 한미약품 매출이 빠르게 늘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성장이 주춤한 모양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 끝 보인다, 이사회 재편됐는데 임종훈은 어떤 선택?

▲ 한미약품(사진)이 2024년 매출 1조4995억 원을 거둬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한미약품은 2021년 매출 1조2032억 원을 내며 전년보다 매출이 11.84% 증가했다.

2022년에는 10.67% 늘어난 1조3315억 원, 2023년에는 11.97% 증가한 1조4909억 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3년 동안 매출이 10%씩 늘었는데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었던 2024년에는 0.3%로 주저앉은 것이다.

4인연합으로서는 한미약품의 성장 동력을 다시 재정비할 필요성이 크다. 이뿐만이 아니라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자도 시급하다.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도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은 이어갔지만 형제측과 4인연합측의 중장기 전략이 달랐던 만큼 다시 일원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영권 분쟁 기간에 양 측은 앞다퉈 각자 영업이익 1조 원 목표와 같은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임종훈 대표가 이끌던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이 각기 다른 전략을 취했던 만큼 이를 하나로 통합해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경영권 분쟁 종식과 한미약품그룹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첫 번째 발걸음”이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