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저축은행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의 영향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면서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이 신용등급 하락까지 겪을 정도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데다, 은행들의 이해관계도 제각각이어서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중앙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PF에 놀란 저축은행업계, '2월 퇴임' 오화경 중앙회장 다시 붙잡을까

▲ 저축은행들이 올해도 부동산 PF 부실화 리스크에 따른 부진한 업황을 마주할 것으로 점쳐진다. <저축은행중앙회>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는 한 달 후인 2월 16일에 끝난다.
 
15일 저축은행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저축은행업권의 경영환경 전망은 밝지 않다.

저축은행업권을 강타하고 있는 부동산 PF 부실화 위험이 여전히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는 “2025년에도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이어질 것이다”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부실 PF 정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PF) 신규 부실 증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가계신용대출, 개인사업자대출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업권이 부동산 PF 리스크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다방면에서 나타난다.

특히 올해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은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PF 리스크를 또 한 번 주목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신동아건설은 6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가 흔들리자 건설업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됐고 이는 저축은행업권에도 위기 신호로 읽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신동아건설 관련 위험노출액은 43억 원으로 미미해 직접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됐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건설업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에서 지난해 17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또는 신용등급전망을 낮추기도 했다. 부동산 PF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됐다.
 
부동산 PF에 놀란 저축은행업계, '2월 퇴임' 오화경 중앙회장 다시 붙잡을까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관련 설명회'에서 상반기 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를 두고 더욱 시선이 쏠린다. 오화경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2월16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은 상위사와 하위사 사이 자산규모 차이가 상당히 크다. 상위권 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10조 원을 웃도는 반면 일부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1천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업권 전반의 과제를 풀어가려면 중앙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오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저축은행 업황 전망이 부진한 가운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새롭게 도전할 인물이 많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탄핵 정국 여파로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군에 종종 오르내리는 관 출신 인사들은 후보를 고사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오 회장이 자신의 연봉을 절반으로 깎아 확보한 자금을 전문 자문인력 고용에 투자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연임에 힘을 싣는 요소로 꼽힌다.

오 회장은 올해도 저축은행 운영의 건전성 관리를 첫 번째 과제로 꼽고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경·공매 지원, 공동매각 지원, 부실채권(NPL) 회사 설립 등을 건전성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월 말에서 2월 초쯤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를 모집하는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회장 선임 시기였던 2022년에는 1월21일 공고를 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