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투자자 인맥'이 힘, xAI 스페이스X 상장 없이도 자금여력 충분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오른쪽)가 11월19일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위치한 스타베이스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스타십 로켓 시험 비행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와 스페이스X가 인공지능(AI)과 우주사업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큼에도 당장 상장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쌓은 투자자 인맥이 많아 상장을 통한 투자 유치가 급하지 않은 데다 머스크가 트럼프 차기 정부 합류로 인맥 지도를 더욱 넓혀 추가 투자를 충분히 유치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27일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xAI와 스페이스X 모두 최근 펀딩 라운드나 내부자 주식 매수 과정에서 상당한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 기업 가치는 올해 12월 기준 3500억 달러(약 514조 원)에 달한다. 6월 2100억 달러에서 반년 만에 기업 가치가 67% 상승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 및 위성통신 사업에서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성 인정받아 사실상 대항마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는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훌쩍 넘은 테슬라보다 나은 투자 선택지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전문기업 xAI 또한 아직 자체 수익원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도 기존 빅테크에 잠재 경쟁사로 부각되며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xAI는 최근 시리즈C 펀딩 라운드에서 500억 달러(약 73조5220억 원) 가치를 인정받으며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들이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 소유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활발한 펀딩 라운드는 비상장 회사인 xAI와 스페이스X가 미래 기술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자금 확보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도 일론 머스크 기업에 투자하며 협력 효과를 노리고 있다. xAI가 진행한 이번 시리즈C 펀딩 라운드에 엔비디아와 AMD가 전략적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이외의 여러 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키워 나갈 수 있던 배경으로는 막강한 투자자 인맥이 꼽힌다.  
 
일론 머스크 '투자자 인맥'이 힘, xAI 스페이스X 상장 없이도 자금여력 충분

▲ 일론 머스크(오른쪽)와 피터 틸이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위치한 페이팔 본사에서 공동 CEO로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잭 도시나 피터 틸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다수 거물급 투자자가 머스크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잭 도시와 피터 틸은 각각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및 전자결제시스템 회사 페이팔을 창업한 인물이다.

이들은 일론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현 X) 인수를 추진할 당시 이를 전폭 지지하며 끈끈한 관계를 증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도 xAI 주식 25%를 잭 도시를 포함해 트위터 인수에 직접 투자했던 이들에 고루 증여해 트위터 투자에서 기록했던 손실을 보전하게끔 보답했다.

트위터는 머스크에 인수된 뒤 2024년까지 기업 가치가 5분의 1토막 났다. 트위터 인수 투자자로서는 기업 가치가 대폭 상승한 xAI 주식으로 차익을 실현할 기회를 받은 셈이다.

이런 면모는 머스크가 상장을 통한 공개적 자금 유치 없이도 개인 인맥을 활용해 투자를 받아 여러 기업을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었던 노하우로 평가된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절대적 지배력을 선호한다는 점도 xAI와 스페이스X의 사업 자금 확보에 가장 효과적 방식인 상장 필요성을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가 상장사인 테슬라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기 위해 25%의 지분 확보를 원했던 사례에서 그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장사에 여러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이나 일론 머스크의 투자자 기반을 고려하면 xAI와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차기 정부에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합류해서 영향력을 훨씬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투자자 인맥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결국 일론 머스크는 xAI와 스페이스X를 상장하는 대신 개인 인맥에 기반한 투자 유치로 자금 여력을 확보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식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머스크에 자금을 지원하는 후원자 다수는 머스크라는 인물에 베팅하고 있다”라며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에 최측근으로 급부상해 투자자들이 앞을 내다봤다는 점이 증명됐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