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게임즈의 PC 온라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패스 오브 엑자일 2’(이하 POE 2)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모처럼 미소짓고 있다.

여기에 기존 게임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도 연말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패오엑2·오딘 흥행 쌍끌이, 한상우 내년 실적 반등 바라보나

▲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7일 앞서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


2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맡은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지난 7일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시작 후 출시 첫날 동시 접속자 약 58만 명, 일간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 출발을 알렸다.

이날도 게임 플랫폼 스팀의 지난 24시간 기준 동시 접속자 수가 37만 명대를 유지하면서 세계 5위 안에 드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 마니아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행기 안에서 POE2를 즐긴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이용자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PC방 게임 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 집계에 따르면 POE 2는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 11위를 기록하며 10위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POE2는 뉴질랜드의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핵 앤 슬래시 PC 온라인 게임이다. 높은 난이도와 도전적 요소들을 강조한 게임 플레이를 바탕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 6월 전작 ‘패스 오브 엑자일’(이하 POE)의 국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POE 2의 국내 독점 배급에도 성공했다. 신작 역시도 지역 맞춤형 전략, PC방 혜택 등이 국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오딘을 비롯한 기존 대표작들도 연말을 맞아 이용자 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오딘은 신규 직업 ‘디스트로이어’ 추가와 대규모 이벤트 영향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가 11일 기준 7위에서 23일에는 2위까지 상승했다. 24일 오후 4시 기준으로는 실시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마무스메’ 또한 2.5주년 업데이트 효과로 100위권 밖에서 매출 순위 10위권 내 재진입했다. 23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0위를 기록했다. 지속적 콘텐츠 추가와 지난 18일 주요 업데이트가 이용자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올해 전략 게임 스톰게이트 등 잇단 신작 흥행 실패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이 게임들 흥행으로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패오엑2·오딘 흥행 쌍끌이, 한상우 내년 실적 반등 바라보나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오른쪽), 조나단 로저스 패스오브엑자일2 총괄 디렉터(가운데),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본부장이 11월 29일 서울 성동구 보테가마지오에서 열린 '패스오브엑자일2' 미디어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올해 3월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카카오게임즈의 체질 개선과 수익 구조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며, 비게임 사업 정리와 강도 높은 비용 통제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게임즈가 운영하던 카카오VX, 골프 NFT사업 등 일부 비게임 사업 부문을 과감히 축소하거나 자회사를 매각했다. 핵심 사업인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 집중하는 인력 개편도 추진했다. 

한 대표는 올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향후 핵심 전략 키워드로 △글로벌 확대 △PC·콘솔 플랫폼 확장 △장르 다변화 등을 꼽으며, "전략적 키워드에 부합하는 게임들은 지분투자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작에서 성과가 나왔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이지만, 회사 매출 구조상 이번 성과만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배급을 맡은 전작 POE도 흥행했지만, PC방 접속과 일부 플랫폼을 통한 매출만 인식하면서 카카오게임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본격적 실적 반등은 내년 이후 출시될 예정인 ‘아키에이지 크로니클’과 ‘크로노 오디세이’ 등 대형 신작들 성과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만한 자체 개발작 '크로노 오디세이'는 2025년 말 출시 될 예정이며,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2026년으로 출시 일정이 밀린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