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탄핵 정국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 속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조선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 의견이 나온다.

조선업이 국내 경기와 상관도가 비교적 낮은 업종이라는 것인데 이밖에도 고환율 수혜, 미국과 협력 확대 등 조선업계 전반의 호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불확실성에도 조선업 겹호재, HD현대 삼성중공업 주가 뱃고동 울린다

▲ HD현대 등 국내 조선주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목받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4일부터 이날까지 3.8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73% 하락했다.

최근 상승률을 보면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10일부터 이날까지 약 일주일 동안 12.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4.08%를 크게 앞선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대표 조선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10일(4.55%), 11일(7.09%), 12일(1.00%), 13일(1.27%)을 내리 상승마감하면서 비상계엄이 촉발한 증시 충격으로부터 비교적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국내 정세 불안으로 대부분 업종에 우려가 빚어졌으나 조선주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조선주의 전방수요는 해운 물동과 에너지 소비 등 글로벌 경기가 크게 좌우하는 만큼 국내 경기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조선주는 방산 등과 달리 계약 체결에 정부의 영향이 큰 편이 아니다. 개별 기업들이 주체적으로 수주를 따내는 만큼 지금과 같은 정권 공백의 우려도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원/달러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수출산업인 조선업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조선주는 국내 정치 이슈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하강 우려가 있는 국내 경기와 상관없는 산업이다”며 “원화 환율 상승 또한 조선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조선업종 자체에 다양한 호재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2025~2028년 동안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국내 조선업에 LNG 운반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해군을 대상으로 한 유지보수 사업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해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해군이 보유한 수륙양륙함 32척 중 절반이 훈련 및 작전 투입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한국 조선업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공언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조선업 역량은 현재 쇠퇴돼 있어 한국 조선업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 조선 협력은 긴호흡으로 당장의 정치 리스크 영향이 제한적이며 상선은 공급 제약과 원화 약세의 수혜를 볼 것이다”고 내다봤다.

2024년 11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도 189포인트로 2008년 9월에 기록한 역사적 고점인 191포인트에 육박하고 있어 조선주들의 전반적 실적 기대감도 높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미 수주한 잔고구성과 하락한 후판가격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조선업종의 실적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HD현대그룹 조선주는 최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으면서 가장 기대를 받고있는 조선주로 꼽힌다.

HD현대그룹주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미포,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조선주로 분류된다.
 
증시 불확실성에도 조선업 겹호재, HD현대 삼성중공업 주가 뱃고동 울린다

▲ 삼성중공업은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높아지면서 향후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그룹 조선주는 글로벌 1위 대형 조선그룹으로 신조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으며 신규 선종 개발에도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높이며 “조선 부문 생산성 개선 및 원가 안정화, 엔진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도 탄탄한 수익성 전망으로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조정됐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며 “잔고 내 고선가 물량의 매출 증가에 따라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기대감을 받는 조선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최근 몇 년 동안 적자세가 지속됐으나 2025년 들어 국내외 군함 신조선 수주 및 미국 군함향 유지보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