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가 16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아에서 필리핀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에게 뉴클락시티 상하수도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공사는 16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에게 뉴클락시티 상하수도 사업을 제안했다.
필리핀 뉴클락시티 신도시는 ‘제2의 마닐라’를 목표로 마닐라 북서쪽 약 100㎞ 거리에 동탄2 신도시 면적(24.01㎢)의 4배인 94.5㎢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대통령실 직속 기관인 필리핀 기지개발전환청(BCDA)의 총괄 아래 뉴클락시티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목표는 인구 120만 명을 수용하는 규모의 신도시를 만들어 수도 마닐라의 인구 팽창과 기반 시설 부족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뉴클락시티를 조성하는 과정에선 물관리 문제가 주요 난제로 거론된다. 필리핀은 정수처리와 물 공급능력이 부족해 상수도보급률이 약 40%에 그친다. 실제로 수도인 마닐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주민들은 주로 우물을 통해 물을 공급받고 있다.
앞서 수자원공사는 필리핀 기지개발전환청의 요청을 받아 뉴클락시티의 상하수도 사업 개발 구상을 추진해 왔다. 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 등 국내 기업들과 힘을 합쳐 개발 방안을 구체화했으며 올해 8월부터는 상하수도 개발 사업의 타당성 조사도 진행했다.
이번 사업의 전체적인 규모는 모두 합쳐 1조 원에 이른다.
우선 취수원 개발, 상하수도 통합관리를 포함한 물 인프라 건설·운영 등의 내용이 담긴 1단계 사업이 민관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방식으로 2026년부터 2050년까지 진행된다. 1단계 사업의 비용은 약 35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수자원공사는 하천 유량 변동이 심해 물 공급이 불안정한 현지 사정을 고려해 필리핀 최초의 지하저류댐을 2032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지하저류댐은 지하에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장하는 시설로 이를 통해 생활용수 확보가 어려운 시기에도 안정적인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정수장, 스마트 관망관리(SWNM) 등 혁신적인 디지털 물관리 기술을 활용해 누수 손실을 저감하고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수자원공사는 이날 필리핀 기지개발전환청과 뉴클락시티에 기후위기 대응형 자족 융복합 혁신성장 개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조슈아 빙캉 필리핀 기지전환개발청 청장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필리핀 기지전환개발청은 한-필 수교 75주년의 외교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물 분야 사업과 연계한 도시개발 분야에서도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용 한국수자원공사 글로벌사업본부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두 나라의 긴밀한 협력 끝에 현지 최적의 사업 방안이 마련됐다”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제2의 마닐라가 될 뉴클락시티 개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두 나라의 경제 협력 강화와 원팀코리아 진출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