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매출 의존도가 높아진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올레드(OLED) 맥북 에어 노트북PC 출시가 2028년까지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던 애플의 ‘OLED 맥북 에어’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애플 매출 의존도가 높은 회사의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디스플레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매출 의존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였다. 그리고 사실상 미국 매출의 대부분은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회사의 미국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매출의 39%를 차지했던 미국 매출 비중은 2021년 46%, 2022년 51%, 2023년 55%까지 증가했다.
이에 비해 중국 매출은 계속 줄고 있다. 2022년 4조6천억 원 규모였던 회사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1조7천억 원까지 감소했다.
애플 매출 의존도가 올라가면서 회사는 애플 상황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아이패드, 맥북 등 자사 제품에 OLED 패널 탑재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2026년으로 예상됐던 애플의 노트북 ‘OLED 맥북 에어’ 등의 출시는 2028년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LED 맥북 에어용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옴니아의 데이비드 쉬 시니어디렉터는 지난 10월17일 열린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노트북에 차세대 OLED 패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애플은 OLED 패널 탑재가 제품 수요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출시한 OLED 아이패드가 예상보다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올해 애플의 OLED 아이패드 출하량 전망치를 당초 1천만 대 수준에서 670만대로 33%가량 낮춰잡았다.
▲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탑재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애플>
애플은 OLED 아이패드 판매 부진이 높은 OLED 패널 가격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OLED 패널의 평균 가격은 LCD와 비교해 3.5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OLED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가격은 150만 원 정도인데,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는 90만 원 수준이다. 프로 모델과 에어 모델로 성능 차이가 존재하지만, 수치상으로 66% 이상 비싼 가격이 책정된 것이다.
일각에선 애플이 OLED 맥북에어 출시를 미룬 것이 OLED 패널 가격 문제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애플이 OLED 패널 가격을 낮출 것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요구했지만, 회사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OLED 기기 출시가 늦어질수록 이미 애플을 겨냥해 IT용 8.6세대 OLED 투자를 늘린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향후 실적에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총 2조9125억 원의 시설 투자를 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28% 증가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만 1조7715억 원을 투자하며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8.6세대 IT용 OLED 생산 공장 ‘A6’에 건설에 2026년까지 총 4조1천억 원 규모를 투자해, 연간 노트북용 OLED 패널을 1천만 장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DSCC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8.6세대 OLED 생산라인 설비투자는 23억 달러(약 3조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IT매체 샘모바일은 “현재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맥북 에어용 OLED 패널의 유일한 공급사”라며 “이는 분명 가격협상에 큰 이점을 제공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도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