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 미드랜드 카운티에 위치한 석유 시추 장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미국 석유기업들 사이에서 호황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석유기업 경영진들을 취재한 결과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 각종 규제가 빠르게 철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석유 대기업 '콘티넨탈 리소스' 창립자 해럴드 햄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이보다 기쁠 수 없었다"며 "미국의 에너지 산업과 미래 안보를 위한 기념비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 석유 생산 지대를 보유한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밀러도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업계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나는 현재 상황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면 곧바로 규제 철폐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 소머스 미국석유협회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동안 업계를 향한 규제 강화의 행렬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에 다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원한다는 신호 자체가 업계를 향한 투자를 늘리고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굴 관련 규제 외에도 민주당 정부가 시행한 내연기관차 규제가 약화되고 전기차 보조금이 삭감돼 석유 수요 자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규제 철폐 작업을 추진할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으며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가 해당 조직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규제 철폐와 전기차 보조금 삭감에도 화석연료 업계가 기대한 것만큼 호황을 누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짐 벅하드 S&P글로벌 석유시장 연구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국제유가와 투자시장이 미국 공급량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지 대통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S&P글로벌은 내년 석유 공급량이 올해 일 1320만 배럴와 비교해 소폭 증가한 1360만 배럴에 머무를 것이라 봤다. 내후년부터는 공급량이 낮은 유가에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역사학자 다니엘 예르긴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중국 경제 수요가 저조함에 따라 과잉공급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것은 글로벌 및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