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하고 있다. <한국은행>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로 부채가 확대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 운용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5일 한국은행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의 축사에서 “금리 인하가 민간 신용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구조적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 우려에 대한 고려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며 “가계와 기업 금융의 구조적 문제는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늦었다는 ‘실기론’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현재 우리 상황을 미뤄볼 때 금리 인하를 미루고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주춤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장기적 문제를 등한시하고 단기적 경기 부양에만 집중한 데 따른 부정적 효과가 있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따라 시장에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국내외 금융 여건이 더욱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전처럼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대출을 받아 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고 당부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