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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은 왜 ‘더미식’에 꽂혔나, 하림 안 팔려도 고급화 전략 놓지 못해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11-05 1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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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림산업이 야심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와 최고의 맛을 강조하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철학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로도 읽힌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은 왜 ‘더미식’에 꽂혔나, 하림 안 팔려도 고급화 전략 놓지 못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신선한 재료를 내세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5일 유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후발주자인 하림산업이 간편식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급화 전략을 내려놓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유통업계에서 후발 주자들이 사용하는 방법과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위 사업자보다 싼 가격에 상품을 내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통상적이 전략이다. 인지도와 선호도는 짧은 시간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신선한 재료를 콘셉트로 오히려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을 매겨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더미식 제품에 냉장육과 냉장 채소 등 좋은 재료가 들어가면서 경쟁사 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 채널마다 가격 차이는 있지만 마켓컬리에서 할인 전 가격을 기준으로 더미식 육즙고기교자는 700g 제품이 1만1천 원에 판매된다.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는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 만두는 910g에 8980원이다. 더미식 육즙고기교자가 200g 이상 적음에도 가격은 2천 원 정도 더 비싸다.

냉동만두와 즉석밥 카테고리에서는 CJ제일제당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라면 카테고리에는 농심이라는 1위 기업이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에는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다고 평가받는 자체브랜드(PB) 상품들도 많아졌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점유율을 확대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하림산업이 고급화를 무기로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데는 김 회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룹 회장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 계열 회사 상품 출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림에서 출시되는 모든 제품은 모두 김 회장이 직접 챙긴다. 내부 테스트를 거친 후 김 회장이 맛을 보고 만족해야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김 회장이 느끼기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다시 거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은 왜 ‘더미식’에 꽂혔나, 하림 안 팔려도 고급화 전략 놓지 못해
▲ 하림산업은 더미식 브랜드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4일에는 더미식 7번째 라인업으로 냉동 밀키트 5가지를 출시했다. <하림산업>

제품 출시에 있어서 김 회장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8월 출시된 더미식 황등비빔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황등비빔밤은 김 회장이 직접 개발을 지시한 제품이다. 하림에 따르면 황등비빔밥은 전주비빔밥, 진주비빔밥과 함께 3대 비빔밥으로 꼽히는 익산 지역 음식이다.

익산에는 김 회장이 학창시절부터 50여 년 동안 황등비빔밥을 먹기 위해 찾는 식당이 있다. 익산을 방문할 때마다 찾아가서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식당이 유명해지자 대기가 길어져 김 회장이 황등비빔밥을 먹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일이 잦아졌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이 황등비빔밥을 집에서 편하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황등비빔밥 제품 개발을 지시했다.

김 회장이 50년 동안 방문하고 있는 식당과 함께 하림이 2년 동안 연구해 내놓은 제품이 바로 더미식 황등비빔밥이다.

더미식 황등비빔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 회장은 새로운 더미식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이야기를 더하는 전략을 취할 때가 많다.

아토피에 걸린 막내딸을 위해 개발한 장인라면, 육즙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하는 데 4년이 걸린 만두 등 제품 개발에 김 회장이 관여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제품에 이야기를 더하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유리할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야기까지 담긴 프리미엄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더 특별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브랜드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더미식 7번째 라인업으로 냉동 밀키트 5가지를 출시했다. 하림산업은 전반적 판매 부진 속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더미식 제품 가운데 1년 넘은 제품들이 아직 많지 않은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신경쓰고 있다”며 “내부에서는 재구매율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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