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 조달에 나선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설비투자 확대로 저가 D램 물량공세 준비를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호황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CXMT은 이미 웨이퍼 투입량으로는 세계 D램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저가 D램 공급량을 더 늘린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위협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XMT의 저가 물량공세는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메모리반도체 호황기를 단축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CMXT가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D램 3사의 과점체제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최대 3천억 위안(약 60조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CXMT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을 마무리하고, 약 295억 위안(약 6조1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XMT는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현재 월 20만 장 수준의 D램 생산량(웨이퍼 기준)을 올해 말 30만 장까지 늘리고, 향후 40만 장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XMT는 이미 웨이퍼 투입량으로는 세계 D램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기준 점유율은 4%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범용 D램 생산량은 월 웨이퍼 기준 각각 50만 장, 39만5천 장, 29만5천 장 수준이다.
이에 따라 CXMT가 6조 원대 자금 조달에 성공해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D램 공급량을 늘린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생산량을 바짝 추격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더스트리트는 "CXMT의 상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따라잡는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중국 CXMT의 DDR5 D램 홍보용 이미지. < CXMT >
CXMT는 2025년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201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20억~35억 위안(4100억~7200억 원)의 잠정 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2024년 90억 위안(1조9천억 원)의 순손실에서 급격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CMXT의 설비투자 확장은 자금 부족 없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CXMT가 저가 물량공세를 펼친다면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AI로 촉발된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측은 중국이 성숙 공정과 메모리 분야에서 40% 이상의 자급률을 목표로 공격적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26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과잉 공급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D램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현재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D램 3사 과점 체제일 때보다 D램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CXMT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말 HBM3 샘플을 화웨이 등 중국 내 주요 AI 업체에 공급했으며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D램 첨단 미세공정 기술력도 상당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삼성전자 출신 임직원들이 CXMT로 이직하며, 10나노대 D램 공정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무더기 기소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CXMT 외에 중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인 양쯔강메모리(YMTC)도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YMTC는 약 2천억~3천억 위안(40조~60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CXMT와 비슷한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환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 기업이 자금 조달을 통해 기술력과 생산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에 위협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