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1월을 앞두고 증권가에서 내년 국내증시 연간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부분 코스피 3천 회복이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내년 증시는 상반기까지 하락한 뒤 하반기 들어 반등하는 ‘상저하고’일 거란 의견이 우세해 저점매수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 28일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내년 코스피 지수의 3천 포인트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
28일까지 발간된 금융투자업계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내년 코스피 범위 상단을 3천보다 높게 제시한 곳은 SK증권(3206포인트)과 유진투자증권(3040포인트)이 유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마저도 코스피가 3천 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SK증권은 “내년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2700포인트 후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단과 하단의 편차가 넓은 이유는 글로벌 경기의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코스피 수준은 기업들의 영업이익에 따라 결정되는데 반도체와 유틸리티를 제외하면 2025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만큼 국내 내수 체력에 대한 신뢰가 약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 말했다.
교보증권과 키움증권, LS증권 등도 최상단을 3천으로 제시했으나 이들 역시 3천 포인트 달성은 힘들 것으로 바라봤다.
LS증권은 “코스피 기업들의 2025년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현재 24%이지만 이마저도 하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코스피의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8월 243조 원 수준에서 3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며 점차 236조 원, 229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도 내수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신영증권(2940포인트), 한국투자증권(2800포인트), DB금융투자(2800포인트)는 코스피 상단을 2천 포인트대로 제시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코스피가 지금 수준보다도 급락할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경영환경 악화로 실적 하향세가 가속화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재개로 금리인하가 불가능해지면 코스피가 2300포인트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현재 증권가에선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증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야심차게 추진한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정책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밸류업이란 기업들의 수익성과 주주환원율을 개선해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인데 기업들의 수익성이 지속해서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내년 코스피가 상반기까지 하락하다 하반기 들어 반등할 거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국내기업들의 수익성 반등은 자체적 밸류업보단 글로벌 경기가 중요한데 내년 하반기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국내기업들의 수출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부는 올해 들어 기업 밸류업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를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국내증시는 상저하고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증시는 수출, 제조업, 중간재 비중이 높아서 글로벌 경기가 반등할 때 수익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 경기는 2025년 1분기 말에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서 경기 저점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시기는 1분기가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는 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을 예상한다”며 “통화완화정책 지속으로 경제 전반에 저금리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2분기를 저가매수 시기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내년 코스피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하는데 상반기는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이익 추동력 둔화로 박스권 흐름을 예상하고 하반기에는 유동성 효과와 미국과 중국 경기 반등에 따른 이익 개선이 증시 상승 탄력을 강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