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10-24 15: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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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제기되는 ‘11월 위기론’에 맞서 대권의지를 더욱 강화하는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문제’에는 거리를 두는 대신 정책 비전을 구현할 ‘집권플랜본부’를 가동해 수권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야권의 대선후보로서 지지세를 더욱 결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 가운데)이 23일 집권플랜본부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의 대선준비 맞춤형 조직인 집권플랜본부는 오는 28일 문화를 주제로 1차 세미나를 개최하며 본격적 활동을 펼친다.
민주당의 집권플랜본부는 김민석 최고위원이 본부장을 맡은 총괄본부 산하에 ‘기획상황본부’, ‘정책협약본부’, ‘당원주권본부’, ‘먹사니즘본부’ 등 4본부를 두고 정권교체 동력이 될 당원의 힘을 키울 ‘10만 모범당원 정권교체위원회’까지 '4본부 1위원회' 체제로 운용된다.
조직구조 뿐 아니라 집권플랜본부에는 이 대표 핵심 측근 그룹으로 불리던 ‘7인회’ 출신의 김병욱 전 의원(정책협약본부)을 비롯해 대장동 사건을 변호했던 김동아 의원(상황조직본부) 등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다수 참여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23일 집권플랜본부 출범 기가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적절한 시작이라고 했다”며 “(집권플랜본부의) 큰 방향에 대해 (이 대표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플랜본부는 김대중 정부의 문화 분야 정책을 교훈으로 삼아 차기 정부의 '기본사회' 정책에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1호 세미나 주제로 ‘문화’를 선정했다.
김 최고위원은 “집권플랜본부의 1차 세미나는 ‘문화’를 주제로 삼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치를 이어 나가고 한류의 길을 넓히겠다”며 “한강 작가와 흑백요리사의 시대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문화 주도 성장 전략은 품격 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집권플랜본부 구상에 맞춰 오는 25일 유시민 작가가 진행하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김대중 회고록'을 주제로 출연하며 힘을 싣는다.
이러한 이 대표의 움직임은 연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 불을 지피고 있는 당 원내지도부의 행보와는 대조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명태균 게이트’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날도 “주가조작,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뇌물 수수, 국정 개입, 인사 개입, 관저 비리, 선거 개입, 국정농단, 마약 수사 무마, 수사외압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의혹들이 쌓여있다”며 연일 김건희 특검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와 달리 이 대표는 10·16 재보선이 끝난 뒤 한 대표를 향해 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배달 수수료’와 ‘디딤돌 대출’을 거론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윤덕·윤건영 의원과 공동 개최한 '101년간 부정당한 진실, 1923 간토대학살 영화 르포컷'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최근 ‘탄핵’이나 ‘김건희 특검법안’에 관한 언급을 줄이고 ‘민생’을 강조하며 집권플랜본부까지 출범시킨 것은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갈등에 휩싸인 사이 ‘집권 준비가 된 대선 주자’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김지호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은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집권플랜본부를 놓고 "민주당이 준비된 수권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한 대표와 여야 2차 대표회담 성사를 앞두고 지난 9월 가졌던 1차 회담에서 논의한 바 있는 ‘민생 공통공약협의체’에 관한 합의도 마쳤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여야 민생 공통공약협의체를 오는 28일에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건희 여사 논란'으로 정부와 여당이 민생 이슈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반도체나 소상공인 지원 정책 등을 강조하며 제1당 대표이자 대선주자로서 민생을 챙기는 이미지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바로 입법과 예산 시즌이 되지 않겠나”라며 “(민주당도) 민생정책협의체를 구성해 (각종 민생현안을)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플랜본부를 비롯한 이 대표의 민생행보가 오는 11월15일 위증교사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 선고를 앞두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최대한 결집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판결과에 따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대표를 앞서고 있는 이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가 다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봉민 메타보이스 대표는 24일 YTN 뉴스파이팅에서 “정치 고관여층이 많은 ARS(자동응답) 조사에서 민주당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민주당 약 지지층이나 중도층에서는 (이 대표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