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가 10일 로스앤젤레스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방문객에 새로 공개한 차량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중앙은 승객 2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자율주행차 로보밴. <테슬라>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연간 전기차 출하량과 수익성 등에 부정적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발표 뒤 자율주행 차량호출 서비스 '로보택시'를 비롯한 신사업 관련해 시장에 구체적 발언을 내놓지 못한다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증권사 분석을 종합해 “테슬라가 3분기 수익성 감소를 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 증대를 위해 전 세계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인하와 무이자 할부를 제공해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규제 크레딧을 제외하면 차량 판매시 영업이익률 14.9%를 냈을 것이라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됐다. 2023년 같은 기간에는 이 지표가 16.3%로 증권사 전망이 적중하면 수익성이 1.4%포인트 후퇴하게 되는 셈이다.
규제 크레딧이란 미국 정부가 환경 오염을 낮추는 데 기여한 기업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다. 테슬라는 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해 이익을 내고 있다.
전기차 예상 판매량과 관련해서도 회의적 시선이 많다.
테슬라가 올해 4분기 51만6천 대 차량을 팔지 못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전체 판매량이 직전 연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구나 경쟁사인 중국 BYD에게 올해 순수전기차 판매량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M이나 스텔란티스와 같은 글로벌 전기차 회사가 다수 중저가 차량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판매 경쟁을 심화해 테슬라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캐즘(수요 증가세 일시적 둔화)에 더해 신차 부재와 경쟁 심화 등 악재가 테슬라 실적에 뚜렷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로이터는 “테슬라는 오랫동안 경쟁 완성차 업체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는데 이런 구조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가가 다수”라고 짚었다.
▲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도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 |
테슬라는 그동안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그리고 인공지능(AI)와 같은 신사업 기대감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었지만 10일 로보택시 발표 행사 뒤 이런 효과가 크게 옅어졌다.
미국 나스닥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 로보택시 공개 다음 날 바로 8.78%가 급락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16일부터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하락해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주가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테슬라가 3분기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을 통해 공개할 전기차 판매 전망과 수익성 등 기업 ‘펀더멘털’, 즉 기초체력에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더욱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 CEO가 콘퍼런스콜에서 확실한 비전을 보이지 못하면 로보택시 발표에 따른 실망감에 이어 추가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더구나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이외 주요 사업인 주행보조 서비스 FSD(Full Self-Driving)마저 보행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강도 높은 조사가 예정돼 있다.
이는 테슬라 전기차나 자율주행 기술을 바라보는 소비자 신뢰 하락은 물론 로보택시 신사업에도 기대를 낮출 수밖에 없는 요소로 꼽힌다.
결국 머스크 CEO가 로보택시와 관련한 구체적 정보는 물론 주력 사업인 전기차 판매와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자의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 지 여부가 3분기 콘퍼런스콜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를 향한 투자기관과 애널리스트로부터 질문 공세가 예상되는데 대답이 미흡하면 주가에 ‘2차 충격’을 막기가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테슬라는 그동안 당연히 여기고 있던 높은 수익성과 출하량 글로벌 선두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국면이라 머스크 CEO에게 이전보다 더욱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증권전문지 배런스는 “테슬라 경영진이 향후 수익성을 어떻게 이야기할지가 기업 주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는 한국시각 24일 오전 6시30분 3분기 실적과 관련한 콘퍼런스콜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