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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팅 전문가 좌담, “불확실한 시대에 임원의 중요한 자질은 성공 경험”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10-22 09: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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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팅 전문가 좌담, “불확실한 시대에 임원의 중요한 자질은 성공 경험”
▲ (사진 왼쪽부터) 커리어케어의 황문주 전무, 이영미 사장, 박선정 전무. 헤드헌팅 전문가인 이들은 작년 임원인사 분석과 최근 임원인사 시장 특징을 분석하는 좌담을 가졌다. <커리어케어>
[비즈니스포스트] 매년 임원인사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올해 많은 기업이 추석 때부터 정기임원인사 준비에 돌입했고 한화그룹은 지난달 27일 조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인사철의 시작을 알렸다. 

기업마다 임원인사의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경영활동에서 사람, 그것도 핵심인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임원의 자리에 앉히는가가 곧 그 기업의 방향성이다.

비즈니스포스트는 22일 주요 기업들의 올해 정기임원인사를 앞두고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헤드헌팅 본부장들을 만났다.

인재전쟁의 최전방에서 기업의 인재전략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터들을 통해 임원시장 흐름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좌담을 통해 지난 정기임원인사 분석과 올해 기업들이 보인 성과와 함께 내년을 위해 기업들이 어떤 임원을 필요로 할지 들어봤다. 이날 좌담에는 이영미 사장(글로벌 본부장), 황문주 전무(헬스케어 본부장), 박선정 전무(디앤서 본부장)가 참석했다.

이들 헤드헌팅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임원에게 관리능력뿐 아니라 실무능력과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기조가 두드러진 지난 정기 임원인사

△ 이영미 사장(이하 이) - 지난해 정기임원인사의 특징은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우선 대대적인 세대교체다. 60년대생 임원이 퇴장하고 70년대생 임원들이 전진 배치됐다. CJ에서는 비오너가 출신 90년대생 임원이 최초로 탄생했다. 

세대교체로 인해 임원 평균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내려갔다. 삼성의 경우 신임 임원 평균 연령이 47.3세로 나타났다. 둘째 임원 수가 확 줄었다. 승진 폭을 대폭 축소하면서 등기 임원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곳도 있다. 마지막으로 여성임원 비율이 늘었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율이 처음으로 6%대에 진입했다. SK에서는 2021년 34명이던 여성임원이 2024년 53명으로 늘었고, 여성을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했다.

△ 박선정 전무(이하 박) -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임원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그동안 연공서열과 순혈주의가 크게 작용해 왔는데, 지난해부터 성과만 낼 수 있다면 과감하게 젊은 리더를 발탁승진하면서 외부수혈에 나서고 있다. 

성과가 미흡한 임원들은 수시로 교체해 일상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에 익숙하면서도 소비자 트렌드를 잘 이해하는 임원을 선호한다.

△황문주 전무(이하 황) - 헬스케어 분야 임원인사에서는 해외진출과 사업다각화에 집중하는 경향이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약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장악하고,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핵심인재의 발탁과 영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셀트리온, 광동, 대원, 삼진 등에서는 오너 2세, 3세가 전면에 배치됐는데 다른 산업군처럼 세대교체를 통해 도약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 K-열풍과 웰에이징, 트렌드를 따라간 기업이 올해 성과 좋아

△ 이 - 해외시장에 진출한 식품이나 화장품 기업들이 K-푸드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올해 성과가 좋다. 내수시장 위축으로 고전하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어떤 식품 대기업에서는 급격한 수출 증가로 조직보강과 생산라인 확대를 위해 외부에서 임원을 대거 수혈했다.  

△ 박 - 해외시장에 진출한 일부 기업들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내수시장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은 성과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헤드헌팅회사에 해외시장 경험을 갖고 있는 글로벌기업이나 대기업 출신 임원을 요청하고 있다. 

△ 황 -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건강하게 잘 늙어가기 위한 웰에이징 시장도 커지고 있다. 개인에게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이나, 나이가 들어도 외모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항노화 치료제와 시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제약회사들의 화장품 매출이 늘었고, 일반 화장품회사들도 더마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 임원급 헤드헌팅 수요를 통해 본 기업들의 상황 진단

△ 박 - 최근 기업들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후보자 추천 의뢰가 늘고 있다. 해외시장 호재와 무관한 기업들이 성과가 위축되고 사업이 축소되면서 운영 효율화를 위해 COO 신규 영입과 교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신규사업 기획보다 비용절감과 조직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CEO를 발탁할 때에도 이를 중요시 한다. 

△ 이 - 신사업 검토가 줄어들면서 임원 인사도 기존 사업의 시장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수시장이 한계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시장 확대는 해외에서 도모할 수밖에 없다. 해외시장에 대한 안목을 갖고 있는 외국인, 해외 출신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 황 -  대기업들이 신사업을 확대하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있는 반면 중견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 확보에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대상 진단과 치료제 개발로 눈을 돌리는 식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사람에게 적용하던 진단기술이나 치료제를 반려동물에게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처럼 기존에 가진 기술력을 새로운 분야에 적용해 사업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 

변화에 대한 적응이 빠르고 해외시장에서 성공 경험을 갖고 있는 임원

△ 박 - AI도입이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서 경영 전반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한 업무를 효율화하거나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화된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그 예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임원을 원하는데 젊은 세대가 적응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인지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보다 실질적 대응능력이 높은 리더가 주목을 받고 있다. 

△ 이 - 기업들은 임원에게 관리자로서 역량만을 원하지 않는다. 시장과 실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해당분야의 성공 경험이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외국인 채용에 보수적인 기업들이 외국인이나 해외 출신 임원 기용하는 것도 해외시장 성공경험 때문이다. 앞으로도 임원급의 경우 해외 출신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만 경험한 임원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황 - 헬스케어 분야는 외국인을 임원으로 기용하는 트렌드가 좀 더 앞서 시작됐다. 셀트리온은 이미 10년 전에 임원을 모두 외국인으로 채운 적이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된 뒤부터 다시 내국인들을 임원으로 발탁했다. 

기업에 해외시장의 경험과 안목의 이식 작업이 끝나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해진 것이다. 외국인 임원을 영입했던 다른 기업들도 내국인 출신 임원을 선호하고 있다. 

다른 산업군에서도 외국기업의 성공 경험에 대한 습득과 전파가 끝나면 해외 출신 임원 선호추세가 바뀔 수도 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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