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4-10-21 14: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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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1년 동안 조직을 이끌며 실적 개선과 수주 확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 사장은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재무 안정화와 자이 리뉴얼을 기반으로 한 시장 신뢰 회복 등으로 GS건설 재도약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CEO에 오른지 만 1년 동안 좋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와 해외언론 등을 종합하면 허 사장이 진행하는 GS건설 자회사 매각 작업에 속도가 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사모펀드운용사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제네시스PE)에 GS엘리베이터와 자이에너지운영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GS엘리베이터는 신사업의 하나로 승강기 시장진출을 위해 2020년 7월 설립한 100% 자회사였다. 2008년 7월 세워진 자이에너지운영은 GS건설 100% 자회사로 국내외 발전·환경·플랜트 운영 및 유지보수(O&M)사업을 하고 있다.
앞서 GS건설은 17일 GS엘리베이터 지분 55%를 66억 원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향후 GS건설은 GS엘리베이터 지분 45%를 보유하면서 국내 시장 이외에도 생산설비를 갖춘 베트남 엘리베이터 시장 확대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안팎에 따르면 자이에너지운영 지분 일부에 관한 거래도 곧 종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GS엘리베이터는 허 사장 체제에서 진행되던 자회사 매각과 이를 통한 효율화 작업이 본격화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GS건설은 지금까지 자본금 50억 원을 시작으로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GS엘리베이터에 모두 375억 원을 투입했다.
다만 출범 이후 4년여 동안 순손실 규모만 300억 원에 가까운 GS엘리베이터를 다소 낮은 가격에라도 매각하는 것이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허 사장의 자회사 매각은 허 사장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뒤에도 본부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신사업부문의 대표 격인 GS이니마에서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언론 엑스판시온(EXPANSION)에 따르면 GS이니마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는 GS이니마 인수 최종후보 2곳으로 아랍에미리트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와 캐나다 퀘벡주 연기금(CDPQ)을 선정했다.
타카와 CDPQ는 GS이니마 경영권을 포함한 과반수 지분을 보유하기 위한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논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를 제출했다. 이들이 구속력 있는 입찰의향서(바인딩 오퍼·Binding Offer)를 제출한 뒤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계약이 맺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판시온에 따르면 GS이니마의 가치는 14억 유로(약 2조800억 원)로 평가된다.
엑스판시온은 타카와 CDPQ가 제시한 금액이 GS건설의 시가총액(약 10억 유로·약 1조5천억 원)을 초과한다고도 보도했다. 직전 거래일인 18일 기준 GS건설 시가총액은 1조5883억9245만 원가량이다.
올해 상반기 말 GS건설 현금성자산이 2조3847억 원이다.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충한다면 큰 폭의 재무 안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20일 임병용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GS건설 수장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난 허 사장으로서도 확실한 재무개선 성과를 거두는 셈이기에 의미가 작지 않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 251.5%를 나타냈다. 건설업계 침체 속에서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 보상 관련 비용(5524억 원)까지 더해져 2022년 말 210%대였던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전체 자본 가운데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순차입금비율은 2022년 말 30%대에서 올해 상반기 말 63.5%까지 치솟았다.
허 사장은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후 1년 동안 실적과 신규수주 규모를 회복하면서 검단사고를 빠르게 수습해 양호한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평가된다.
GS건설은 지난해 2분기 반영했던 검단사고 비용 탓에 연간 영업손실 3879억 원을 봤다.
다만 허 사장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지난해 4분기에도 품질향상·안전점검 활동 등을 포함한 보수적 원가율 및 공사기간 산정을 진행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932억 원 규모다.
GS건설은 선제적으로 원가를 반영한 데 힘입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639억 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건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3858억 원이다.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수주도 올해는 연초 세웠던 목표를 초과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선별수주를 내세운 경영 기조 속에서도 미래 실적기반이 되는 수주잔고를 쌓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GS건설은 지난해 신규수주 목표로 14조5천억 원을 세웠다. 다만 곳간에 10조184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채우는 데 그쳤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연간 목표(13조3천억 원)의 62.8%인 8조3465억 원을 새로 수주하며 목표달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유가가 급락한 이후 국내 사업에 집중해왔던 플랜트부문에서 1조6천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2 황회수처리시설를 따내며 수주의 다양성도 높이고 있다.
GS건설 플랜트부문 신규수주를 보면 올해 상반기만 1조7367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2021~2023년)을 합친 수주(1조9420억 원)에 맞먹는 규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연간 목표의 87%에 이르는 신규수주 11조6천억 원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여수 동북아 LNG터미널, LG화학의 HVO(수소화식물성오일) 생산공장 등 수천억 원대 수주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사장은 지난해 검단사고로 실추된 신뢰를 해결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1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재건축 현장에서 시무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GS건설 >
허 사장은 올해 1월 서울 서초구 재건축 현장(메이플자이)에서 진행한 신년사, 7월 공개한 GS건설 새 비전에서 ‘기초와 내실’, ‘안전경영과 품질경영’, ‘신뢰와 혁신’ 등을 강조했다.
한동안은 검단사고 이슈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허 사장에게 신뢰 회복은 꾸준한 경영과제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검단사고 발생 이후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영업정지 8개월 처분과 관련한 취소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으며 서울시로부터 받은 영업정지 1개월 처분 2건도 취소소송이 예정돼 있다. 사건의 특성상 법적 다툼은 꽤 오랫동안 이어질 여지가 다분하다.
시장 신뢰 회복의 큰 전환점은 ‘자이’ 리뉴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출시 22년여 만에 자이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이가 오랫동안 주택 시장에서 최상위권 브랜드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아 왔기에 허 사장이 추진하는 자이 리뉴얼에 관심이 집중된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허 사장은 9월10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 참석에 앞서 “계속해서 (자이) 리뉴얼 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관련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쇄신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회사 매각 등 회사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고민이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라며 “자이 리뉴얼은 현재 진행 중에 있지만 완료 시기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