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200만 시대 개막, 삼성 미래 키움 3파전 다시 후끈

▲ 미래에셋증권 유튜브 웹드라마 '너에게 보내는 미래' 1화 장면. 주인공은 결국 코인사기를 당하면서 집을 매도한다. <미래에셋증권 유튜브>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증권의 독주로 잠잠하던 국내 증권가 유튜브 경쟁전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B급 감성' 등으로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며 최근 1년 사이 구독자 수를 크게 늘린 삼성증권을 따라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11일 유튜브 데이터업체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 구독자 수는 지난 9일 2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튜브 구독자 수가 200만 명이 넘은 것은 삼성증권이 처음이다.

8월 만해도 소셜블레이드는 삼성증권의 유튜브 구독자 수가 내년 6월은 돼야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예상보다 약 8개월 앞서 빠르게 성과를 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넘는 곳은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3곳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구독자 수는 각각 162만 명, 167만 명이다.

지난해 5월만 해도 구독자 수는 키움증권 126만 명, 미래에셋증권 123만 명, 삼성증권 117만 명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삼성증권은 구독자 수 143만 명을 달성하며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넘어 증권사 1위에 올랐고 결국 구독자 200만 명 고지도 가장 먼저 올랐다. 

젊은 세대 투자자들을 겨냥한 신선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면서 유튜브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최근 유튜브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 채널을 기업금융(IB) 방면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JOTD(오늘의 직업)가 대표적이다. JOTD는 상장사,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기업을 탐방하면서 소개하는 콘텐츠다. 

기업을 홍보하며 관계를 다지고 이후 그 기업이 상장,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 등을 진행할 때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을 키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주춤하던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도 최근 유튜브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추구하는 전략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최근 웹드라마 콘텐츠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에도 웹드라마는 제작했지만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더욱 끌 수 있도록 ‘B급 감성’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최신작 ‘너에게 보내는 미래’는 일확천금을 노리다 코인 사기를 당한 주인공이 미래에셋증권에 다니는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금융에 대해 배우게 된다는 다분히 B급 감성적 내용을 담고 있다.

젊은 세대가 투자 분야에서 실제로 겪기 쉬운 소재를 재미있는 드라마 형식으로 녹여냄으로써 관심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너에게 보내는 미래 1회차는 조회수 15만를 넘겼으며 특히 댓글 수가 1400개를 넘으면서 시청자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유튜브 영상의 경우 조회수는 기본적으로 높지만 댓글이 50개를 넘기는 영상이 드문 점과 대비된다.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200만 시대 개막, 삼성 미래 키움 3파전 다시 후끈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오른쪽)는 앞으로 펭수(가운데)와 손잡고 어린이 금융교육 콘텐츠를 내놓기로 했다. <키움증권 유튜브>

키움증권은 어린이들의 인기 캐릭터 ‘펭수’와 손잡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최근 야심차게 내놨다.

엄주성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펭수와 만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앞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최근 키움증권 유튜브 영상 가운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펭수의 팬들이 몰리면서 댓글 수가 600개를 넘기도 했다.

영상 내용을 보면 어릴 때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록 유리하다는 점이 반복해서 강조된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콘텐츠가 주로 현재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그보다도 더 어린 미래 세대들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유튜브 구독자 수는 증권사 리테일(개인금융) 사업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투자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유튜브 콘텐츠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