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부진에도 성기학·성래은 미소, 노스페이스 덕분에 배당소득 ‘쏠쏠’

▲ 영원아웃도어의 호실적 덕분에 영원무역홀딩스가 받는 배당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7월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국내 론칭 25주년 행사에서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축사하는 모습. <노스페이스>

[비즈니스포스트] 영원무역홀딩스가 주요 자회사 영원무역의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소득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또다른 자회사 영원아웃도어가 아웃도어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인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무역그룹의 오너일가인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의 배당소득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영원무역홀딩스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노스페이스를 앞세운 영원아웃도어를 통해 배당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원아웃도어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1주당 배당금은 15만9500원이며 배당금 총액은 957억 원이다.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의 지속적 성장세로 지난해 매출 9614억 원, 영업이익 2425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32% 증가했다.

이에 영원아웃도어의 중간배당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영원아웃도어의 1주당 배당금은 2022년 1만7821원, 2023년 5만8200원, 올해 15만9500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의 최대주주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올해 중간배당을 통해 약 568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 수령한 중간배당금과 비교해 2배 이상의 규모다.

중간배당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결산배당도 증가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의 2022년 결산배당금은 총 727억 원이는데 2023년에는 모두 748억 원을 배당했다. 

현재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YMSA와 성 회장이다. YMSA가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9.09%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성 회장이 지분 16.77%를 차지하고 있다.
 
YMSA의 지분은 성기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일가의 개인 회사다. 두 사람이 보유한 YMSA의 지분은 각각 49.9%, 50.1%다. 영원무역홀딩스가 배당한다면 YMSA가 받는 돈이 자연스럽게 많아지는데 이와 관련해 성 회장과 성 부회장의 배당소득도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YMSA가 올해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수령 예정인 중간 배당금만 81억 원에 달한다. YMSA이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수령한 연간 배당금은 2022년 79억 원, 2023년 185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물론 YMSA는 2017년 이후 배당을 시행한 적이 없다. 배당수익은 이익잉여금으로 적립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원무역 부진에도 성기학·성래은 미소, 노스페이스 덕분에 배당소득 ‘쏠쏠’

▲ 영원무역의 실적부진에도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의 배당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성 부회장이 2020년 10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경제기업을 돕기위한 ‘핸드인핸드’ 캠페인에 동참하는 모습. <영원무역>


지난해 말 기준 YMSA의 이익잉여금은 8334억 원이다. 그 가운데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해 배당이 가능한 잉여금인 임의적립금은 2256억 원에 달한다.

7년 동안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YMSA가 배당을 재개한다면 성 회장과 성 부회장이 얻게 될 이익은 매우 커질 수 있다.

성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성 회장에게 YMSA 지분 50.01%를 증여받았다. 당시 성 부회장은 증여세 85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을 YMSA에서 차입해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부회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YMSA가 배당을 시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요 자회사인 영원무역은 자전거 사업의 지속적 적자와 수출둔화 등으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영원무역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024억 원, 영업이익 2375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37.1%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매출 3조6044억 원, 영업이익 6371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22.6%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원무역이 영원무역홀딩스 등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영원무역의 지난해 결산배당은 2022년보다 1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영원무역의 결산배당금은 2023년 570억 원, 2022년 670억 원이다.

영원무역은 올해 중간배당도 진행하지 않았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3월 열린 제1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조항을 신설했다. 올해 중간배당을 시행하지 않은 것은 실적부진을 감안한 결정으로 판단된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요 자회사는 단연 영원무역이다. 영원아웃도어가 좋은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영원무역의 부진이 더욱 뼈아픈 부분이다. 실제 영원무역홀딩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전체 실적이 감소 추세에 있음에도 주요 주주인 오너일가의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물론 늘어난 배당금을 새로운 사업 확장과 기존 부진 사업 개선 등에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원무역홀딩스에서 창출되는 이익의 상당부분이 오너일가에 집중된다는 지적도 소액주주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