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신약 자큐보로 2년 연속 흑자 달성을 위해 뛰고 있다.

한 사장은 '펭귄파스'로 유명한 제일약품의 오너3세 경영인인데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한 결실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일약품 오너3세 한상철 연구개발 투자 뚝심, '자큐보'로 2년 연속 흑자 조준

▲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연구개발 성과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자큐보 국내 출시를 통해 빛을 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자큐보가 출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제일약품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제시한 평가금액을 바탕으로 약가를 산정하면 연내 출시가 유력하다.

제일약품은 약가가 정해지기도 전에 적극적으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대형 제약사인 동아에스티(동아ST)와 자큐보 국내 판매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최근 계약을 마쳤다. 

기존에 동일 기전의 약물을 출시한 HK이노엔과 대웅제약과 같은 방식을 따라가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HK이노엔은 올해부터 보령과, 대웅제약은 종근당과 함께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의 국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상철 사장으로서는 자큐보의 성공이 중요하다.

자큐보는 한 사장이 2020년부터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신약 개발의 힘써온 첫 결과물로 평가 받는다.

제일약품은 세계적 제약사들의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비중이 높은 제약사로 꼽힌다. 2023년 기준으로 수입 판매를 나타내는 상품매출 비중만 75%로 파악되는데 이는 국내 다른 제약사의 상품 매출 평균 비중인 35%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한 사장은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 신약개발을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2020년에 설립한 이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신약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사장은 당시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 개발을 통해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실제 제일약품은 연구개발비 투자로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2020년과 비교해 2021년에는 60% 증가한 390억 원, 2022년에는 직전년도보다 10.76%늘린 432억 원을 투입했다.

자큐보는 이런 한 사장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조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제품으로 여겨지는데 실제로 성과도 내고 있다.

제일약품은 2023년 중국 제약사에 자큐보의 기술이전에 성공하면서 이 계약금을 바탕으로 영업이익 87억 원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3년 3월 중국 제약사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자큐보와 관련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15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포함해 계약 규모는 최대 1억2750만 달러(약 1600억 원) 규모다.

자큐보가 올해 안에 출시돼 시장에 안착한다면 한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한 가지 무기가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자큐보 덕분에 제일약품의 2년 연속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제일약품 오너3세 한상철 연구개발 투자 뚝심, '자큐보'로 2년 연속 흑자 조준

▲ 제일약품이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면서 2021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물론 상황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435억 원, 영업손실 172억 원을 봤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가 극대화하지 않는다면 흑자 전환 1년 만에 다시 적자를 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분기만 놓고보면 연결기준 영업손실 150억 원을 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손실 규모를 절반가량 줄였다는 점에서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 사장은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경영을 승계할 확실한 후보에 오른 것이지만 지분 승계와 관련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지배력은 아직 미미한 상태다.

한 사장은 2024년 6월30일 기준으로 제일파마홀딩스 주식 9.7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승수 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승수 회장은 제일파마홀딩스 지분 57.80%를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지분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관련 세금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장은 제일파마홀딩스를 제외하더라도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핵심 계열사인 제일약품 지분 0.61%와 제일약품의 일반의약품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제일헬스사이언스 지분 4.57% 등을 보유하는 데 그친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