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08-21 16: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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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미포조선이 친환경 선박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가 암모니아 연료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성장동력 육성의 결실을 기다리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업황 강세에 힘입어 지난 2분기 긴 적자흐름을 끊었다. 김 대표는 해운업계에 부는 친환경 트렌드에 올라타 미래 수익성 개선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HD현대미포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올해 12월 암모니아 추진 선박 착공에 들어간다.
이 선박은 국내 최초 건조되는 암모니아 추진선이다. HD현대미포가 2023년 3월 벨기에의 선사로부터 수주한 LNG운반선으로, 암모니아 이중연료(D/F) 엔진이 적용된다.
▲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가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암모니아 추진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사업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재직시절인 2022년 10월19일 오후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조선업 재도약을 위한 상생협력 공동선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회사는 올해 6월 △암모니아 연료전지 기반 무탄소 전기추진시스템 △암모니아 추진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피더급 컨테이너선에 관한 기본설계 인증(AIP)을 글로벌 선급업체 3곳으로부터 획득하면서,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를 위한 기술 인증을 마쳤다.
암모니아는 생산·저장·운송이 용이하고, 탄소배출량이 적어 현재 상용화된 친환경 선박 연료인 LNG와 메탄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2016년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엔진을 석유제품운반선에 첫 적용한 뒤로 2021년에는 컨테이너선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건조한 메탄올 추진선은 18척이다.
김 대표는 연료 분야 뿐 아니라 특수선 사업에서도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화시켜 운반하는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LCO2C)을 지난 9일부터 건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수주한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4척 중 첫 번째로 건조하는 선박으로, 총 계약 규모(계약 당시 환율 기준)는 3800억 원 가량이다.
회사는 포스코, 라이베리아 기국, 로이드선급 등과 손잡고 2021년부터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건조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산화탄소를 저장시설로 운송하기 위한 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시장은 세계 탄소중립 정책기조와 맞물려 수요가 늘어나 HD현대미포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박으로 건조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기존 친환경 선박보다도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이라며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온실가스 자체를 줄이는 기술로 상징성 또한 높다”고 말했다.
▲ HD현대미포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로부터 2023년 3월 수주한 세계 최초 암모니아 추진선을 올해 12월부터 착공할 예정이다. 사진은 건조할 선박의 조감도. < HD한국조선해양 >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규제에 나서면서 조선업계는 앞다퉈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친환경 선박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한국해양대와 협약을 맺고, 재직자를 대상으로 친환경 선박 분야 교육과정을 마련키로 했다.
김 대표는 미래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1291억 원, 영업이익 174억 원을 거뒀다. 7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수주 실적도 착실히 쌓고 있다. 상반기 수주를 살펴보면 석유화학제품선 58척, LPG운반선 12척 등 모두 44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이미 연간 수주목표액 31억 달러를 넘었다. 상반기 말 총 수주잔고(인도기준)는 108억7900만 달러다.
이전까지 회사는 국내 조선 빅5(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면서 HD한국조선해양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주력 선종 외 글로벌 탄소포집 프로젝트 투자 확대에 따라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LCO2C) 시장 개화가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사는 해당 선종 수주로 매출 구성비(믹스)와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