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전기차 수익성 확보 어려워, '사이버트럭'과 '모델2' 전략 변경

▲ 테슬라가 전기차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이버트럭 보급형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모델2 출시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라인업을 축소하고 보급형 전기차 ‘모델2’ 출시도 늦춘 사례는 현재 다수의 전기차 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에도 한계를 맞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저가 모델 판매를 중단한 배경은 수익성 확보가 다급해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6만1천 달러(약 8291만 원)에 예약주문을 받던 사이버트럭 판매를 중단하고 9만9990달러(약 1억3590만 원) 이상의 고가 모델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을 처음 공개할 때 3만9900달러(약 5427만 원)부터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발언과 큰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이러한 결정이 미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떠오르는 수익성 확보 문제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을 무기로 앞세웠는데 최근 2년 가까이 이러한 장점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원가 절감이 어려워진 데다 전기차 수요도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져 결국 사이버트럭 고가 모델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경쟁사인 포드와 루시드, 리비안 등 기업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바라봤다. 이들은 전기차 사업에서 아예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 기업은 2분기 기준으로 전기차 1대를 판매할 때마다 평균 7만8천 달러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부터 9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포드와 루시드, 리비안은 모두 전기차 판매량 및 수익성 부진에 대응해 생산 투자를 축소하거나 신모델 출시 계획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전기차 사업에서 안정적 수익을 거두던 테슬라마저 사이버트럭 보급형 모델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이러한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중저가 전기차 ‘모델2’ 출시 계획을 무기한으로 연기한 점도 지금의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는 정부 보조금 정책에도 변화가 이뤄질 수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보급형 모델 출시를 줄이거나 생산을 축소해 원가 절감에 한계를 맞는 일은 이런 상황을 악순환으로 이어지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가격 부담을 느껴 구매를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 차량만 계속 판매되는 것은 수요가 더 위축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가격 하락은 시장 성장에 분명한 해결책으로 꼽히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이 비용 부담을 떠안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시장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