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양생명이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이익체력을 확대하면서 본업인 보험업 체질개선에서 순항하고 있다.
다만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투자손익 부진이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린 점은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와 가격 협상에서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 동양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75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2% 줄었다. |
동양생명이 12일 공개한 기업소개(IR)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보장성 보험 연납화보험료(APE)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동양생명은 2024년 상반기 기준 보장성 연납화보험료 3875억 원을 보이면서 1년 전보다 23.2% 늘었다.
동양생명은 2023년에도 건강과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로 보장성 연납화보험료가 전년 대비 78.4% 증가했는데 본업 중심의 체질 개선 성과를 이어간 것이다.
연납화보험료는 보험료 납입 주기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 판매액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새 국제회계제도 도입에 따라 보장성 보험 판매 성적이 보험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양생명의 실적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미래 실적 성장에 유리한 토양을 단단히 다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동양생명은 보험판매채널 가운데 전속설계사(FC)를 통한 보장성 상품 연납화보험료가 1년 전보다 61.3% 늘기도 했다.
동양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수익성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과 함께 재무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2024년 6월 말 기준 보험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MS) 잔액이 2조7천억 원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초와 비교해 8.3% 늘었다.
같은 기간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을 167.1%로 유지하며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50%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다만 동양생명이 본업인 보험손익 성장과 비교해 투자손익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매각 가격 협상의 변수로 꼽힌다.
동양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75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
동양생명은 2024년 상반기 투자손익 872억 원을 거둬 2023년 상반기보다 36.3%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이 1년 전보다 17.8% 증가했지만 투자손익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 순이익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인수를 위한 막판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동양생명은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등 재무부문 성적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동양생명은 탄탄한 보험실적과 영업력으로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에서 ‘알짜매물’로 꼽히지만 투자손익 약점은 기업가치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이날 지난주 완료 예정이던 동양생명 실사일정을 1주일 연장하기로 하면서 본격적 가격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 의지나 동양생명 최대주주 측의 매각 의지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매각가격을 놓고 양측이 막바지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으로 바라본다.
우리금융지주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보험사를 인수에 유상증자가 필요할 정도의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하반기 보유이원 제고로 안정적 투자손익을 창출하고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