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 차량 도난사고 대응 효과 나타나, 절도율 여전히 높은 수준

▲ 현대차와 기아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 차량에서 도난사고 발생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경찰당국이 공개한 도난사고 피해 차량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대규모 차량 도난사태에 대응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비롯한 조치를 시행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대상으로 도난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는 다른 제조사 차량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CNN은 7일 차량 분석기관 HLDI 자료를 인용해 현대차와 기아 자동차 도난으로 보험사에서 보상을 진행한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이후 도난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은 차량이 보상을 받은 건수는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차량과 비교해 64%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HLDI는 현대차와 기아의 대응 조치가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지난 약 3년에 걸쳐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도난사고가 급증했다. 다수의 모델에서 자동차키가 없어도 손쉽게 시동을 걸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탈취하는 방법을 담은 영상이 확산되며 다수의 차량이 범죄 대상에 놓였다.

2023년 상반기에 현대차와 기아 자동차 도난사고 건수는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해 10배 이상으로 늘어 1천 대 가운데 11.2대 정도가 탈취됐다.

미국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당국이 서둘러 대응에 나섰고 현대차와 기아도 뒤늦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도난사고를 예방하는 데 힘썼다.

HLDI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업데이트를 받은 차량 비중은 30% 수준에 그쳤다. 다만 현대차는 현 시점에서 약 61%의 차량이 업데이트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CNN에 전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가 범죄 대상이 되는 비중은 다른 제조사 차량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적용된 차량의 도난사고 비중도 높은 편이었다.

그 원인으로 HLDI는 차량 소유자들이 업데이트된 도난 방지 기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탈취하는 것이 유행처럼 빠르게 번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혔다. 이런 상황이 차량 절도 범죄를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HLDI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과 관련한 유행이 언젠가는 사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