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친환경차 풀라인업 '임박', 곽재선 내년 EV 4종 HEV 2종 '승부'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이 내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며 친환경차 기업 전환을 본격화한다. < KG모빌리티 >

[비즈니스포스트]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이 내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친환경차 기업 전환을 본격 시작한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회사의 첫 하이브리드차 출시는 최근 주춤한 판매실적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회사의 친환경차 라인업이 현재 2종에서 내년 최대 6종으로 확대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외 국산 친환경차 선택지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KG모빌리티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1분기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O100은 KG모빌리티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73.4kWh)보다 용량을 늘린 80.5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하고, 2륜구동 모델(2WD) 기준 40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올 연말과 내년 1분기 가운데 O100 판매에 유리한 출시시점을 전략적으로 고민해왔는데,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는 내년 1분기 출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상반기엔 1.5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과 1.8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첫 발을 들인다. 목표 연비는 리터 당 16km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리터당 15.7km보다 소폭 높게 잡았다.

회사는 중형 SUV 토레스를 처음 내놨던 2022년 7월 당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로 넘어가는 '선택과 집중의 친환경차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회사는 작년 2분기 하이브리드차도 개발하는 쪽으로 전동화 전략을 선회했다.

내년 하반기에 회사는 준중형 SUV 'KR10'(프로젝트명)도 출시한다.
 
KG모빌리티 친환경차 풀라인업 '임박', 곽재선 내년 EV 4종 HEV 2종 '승부'

▲ 작년 4월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 전시된 KG모빌리티의 'KR10 콘셉트카'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이르면 내년 KR10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준중형(B+, C세그먼트) 시장 동시 공략을 통해 판매량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차로 국내외 판매 확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R10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델이 출시된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KR10은 내년 하반기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델이 먼저 출시될 것"이라며 "회사는 모든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뒤 KR10 등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6.5%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4.3% 증가했다.

곽 회장은 수출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하반기 첫 달인 7월, 회사의 수출량 확대를 이끌어온 전기차 토레스 EVX 판매량이 1년 전보다 66.8%나 꺾이면서 전체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11.2% 뒷걸음질쳤다.

그런 만큼 회사는 판매실적 확대를 위해서 토레스와 KR10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는 세계 시장에 7종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그 중 친환경차는 코란도 EV와 토레스 EVX 등 2종뿐이다.

내년 KR10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되면 회사는 코란도 EV, 토레스 EVX, O100, KR10 EV 등 전기차 4종과 토레스 하이브리드, KR10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차 2종으로 구성된 6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KG모빌리티 친환경차 풀라인업 '임박', 곽재선 내년 EV 4종 HEV 2종 '승부'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1일 중국 선전에 위치한 BYD그룹 본사에서 열린 친환경차 관련 협약식에서 왕찬푸 BYD그룹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G모빌리티 >

KG모빌리티의 친환경차 라인업 확장은 국내 소비자의 국산 친환경차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기준 판매중인 국산 친환경차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르노코리아의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코란도 EV 등 3종이 전부다.

곽 회장이 2022년 8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으로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회사가 보유한 친환경차 모델은 그해 초 출시된 코란도 이모션 단 1종뿐이었다.

그마저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300km대 초반에 그친 데다, 충분한 배터리를 확보하지 못해 300대 가량의 저조한 판매량을 남기고 판매가 중단됐다.

곽 회장은 작년 11월 중국 선전에 위치한 BYD(비야디)그룹 본사에서 BYD그룹과 산하 배터리 계열사 핀드림 배터리와 함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협약 체결에 앞서 BYD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내년 상반기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곽 회장은 당시 협약 체결식에서 "BYD와 협력은 토레스 EVX, KR10, F100 등 전기차 라인업 강화와 함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 하이브리드차 출시 등 제품 라인업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