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E&A가 올해 순조로운 실적과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E&A는 재무 안정성도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돼 10년 만에 배당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 삼성E&A가 10년 만에 배당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
26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E&A가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E&A는 전날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천억 원, 영업이익 2626억 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E&A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인 2019억 원과 비교해 30.1%를 상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E&A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것은 물가보상 및 준공현장 정산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1250억 원 발생한 데 힘입은 것이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도 정산이익은 지속적으로 발생해 일회성이 아니라 전반적 이익 체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이익으로 표현되나 삼성E&A에 정산이익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수주경쟁 완화, 방어적 계약 체결, 공사수행력 개선 등에 따른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고 바라봤다.
삼성E&A는 올해 실적뿐 아니라 수주 전망 역시 밝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까지 삼성E&A의 누적 수주는 10조9천억 원으로 이미 연간 수주 목표의 87%를 달성했다”며 “올해 말에는 누적 수주 잔고가 20조 원에 육박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주 확대에 따라 선수금이 늘면서 현금 흐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E&A가 보유한 순현금은 올해 2분기말 기준으로 1조2천억 원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0% 정도 줄었으나 올해 3분기 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파딜리 프로젝트의 선수금만 4천억 원 이상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E&A는 올해 말 기준으로 보유 순현금을 2조 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삼성E&A가 실적과 재무 등에서 순조로운 모습을 이어감에 따라 배당 재개,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을 향한 기대도 높아진다.
삼성E&A는 2013년에 마지막으로 주당 3천 원 배당을 실시한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3년에는 매출 10조6249억 원, 영업이익이 9931억 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음에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배당을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곳은 삼성E&A가 유일하다.
삼성E&A의 자사주 소각 역시 2010년 100만 주를 소각한 것이 마지막이다. 삼성E&A는 2016년 2월 들고 있던 자사주 302만4038주를 블록딜로 처분한 뒤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전반에 걸쳐 주주환원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정부 역시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을 기업들에 주문하고 있다.
주주환원 분위기에서 한발 비껴있던 삼성E&A가 올해만큼은 배당을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까닭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안정적 이익 창출력에 목표를 초과하는 수주를 달성하고 지난해 말 대비 대폭 개선된 순현금을 보유하게 될 기업이 주주환원에 나서지 않을 리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E&A이 주주환원에 나서면 오너일가도 이익이 직접 돌아간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회장이 삼성E&A 주식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삼성E&A 최대주주는 지분 11.69%를 보유한 삼성SDI다. 국민연금이 7.24%, 삼성물산이 6.97%를 갖고 있고
이재용 회장이 1.54%로 뒤를 잇는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