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이 삼성전자가 배당확대와 지배구조 개편 등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싱어 회장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삼성그룹이 엘리엇매니지먼트에서 내놓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삼성전자의 긍정적 반응에 고무"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그는 삼성전자의 잠재적인 기업가치가 막대한 만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이 향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계열사는 최근 삼성그룹에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배당을 확대하고 인적분할 등 조직개편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식서한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의 주주이며 주주의 제안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측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했을 때도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일류기업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다”며 “이번 위기대응이 새로운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은 삼성전자가 주주권익확대를 위해 배당을 확대하고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해 삼성그룹의 지주사체제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30조 원에 이르는 특별 현금배당과 향후 꾸준한 배당확대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삼성그룹이 추진하던 지주사체제 전환에 명분을 실어줬지만 실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싱어 회장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단순히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글로벌 기업의 경영에 관여하는 전략투자자라는 이미지가 시장에서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장기간의 폭넓은 조사를 통해 투자여부와 행동을 결정한다”며 “평균적으로 2년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만큼 갑자기 등장하는 투자자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