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증권의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대행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해 미래에셋증권의 리테일(개인금융) 부문을 맡고 있는
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미래에셋증권의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가 순항하면서 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에게도 날개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
10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2천억 원어치의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를 위한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달 최초 판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초 기획재정부로부터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 단독 대행사로 선정됐다.
당시 대행사 입찰에는 국고채전문딜러 자격을 갖춘 쟁쟁한 은행과 증권사가 참여했으나 미래에셋증권이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단독 사업자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첫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에서부터 흥행했다. 10년물과 20년물 도합 2천억 원을 발행했는데 첫날부터 4262억 원어치 자금이 몰리며 완판에 성공했다.
이달 국채 판매도 흥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국채판매에서 20년물보다 10년물이 인기인 것으로 확인되자 10년물 발행물량을 500억 원 늘려 이달 발행물량을 10년물 1500억 원, 20년물 500억 원으로 조정했다.
표면금리는 10년물 3.275%, 20년물 3.22%이며 가산금리는 각각 0.15%, 0.3%로 책정됐다. 미국 물가 완화로 하반기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력적 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투자자용 국채는 저축성 국채로 복리 구조, 분리과세 혜택 등이 적용돼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용 국채가 지닌 여러 혜택으로 도입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인 만큼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으로 투자손실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이 리테일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김미섭 부회장과 허 부회장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김 부회장은 글로벌사업, 허 부회장은 자산관리(WM)등 리테일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된 뒤 자산관리(WM)총괄, WM사업부 사장 등을 지낸 리테일 사업 전문가다.
물론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의 연간 수수료 수익은 20억 원 이하로 직접적 이익은 크지 않다. 다만 단독 판매 대행사 지위를 활용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 계좌 개설이 필수인 만큼 국채 매수를 위해 유입된 투자자들이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리테일 고객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개인투자자용 국채 전용 계좌는 지난달 판매 첫날부터 약 3만4천 개가 개설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2027년 말까지 개인용 국채를 단독 판매한다. 매년 12월을 제외한 1월부터 11월까지 매달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국채 판매 청약을 진행한다.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꾸준한 리테일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허 부회장은 개인투자자용 국채 판매라는 호재를 발판삼아 적극적 리테일 강화에 나서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를 동력으로 리테일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자용 국채 출시와 함께 전용 계좌 원화 예탁금이용료율을 기존 연 0.75%~2% 수준에서 일괄적으로 연 3%로 높였다.
이달 1일부터는 고객의 투자 상담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채팅 투자상담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전화상담이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일 기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래에셋증권 모바일 앱을 통해 전문적 상담을 제공한다.
8일부터는 연말까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주식과 장내채권 온라인 매수 수수료를 면제하며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리테일사업은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앞서 부동산 자산 손실로 실적 부진에 빠진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리테일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이 187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 호조에 따라 양호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기대되면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2분기 해외주식 거래금액이 1년 전보다 40% 증가하면서 매매수수료 증가율이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83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9% 늘어날 것”이라며 “해외주식 약정 증가에 따라 수수료율 상승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