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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더 흐려지는 롯데백화점 강남점, 정준호 '근본적 한계' 극복 방안 있나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07-01 15: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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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울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성장 한계가 최고경영자(CEO)의 의욕 속에 역설적으로 도드라지고 있다.

서울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는 강남권에 위치했음에도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에 밀려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존재감 더 흐려지는 롯데백화점 강남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615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준호</a> '근본적 한계' 극복 방안 있나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존재감을 어떻게 올릴지 주목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롯데백화점 대표) 사장의 강남점 재단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보유한 공간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면적은 3만400㎡(약 9200평)이다. 비교적 최근 출점한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동탄점 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더현대서울과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면적은 각각 8만9300㎡(약 2만7천 평), 9만3900㎡(약 2만8400평)다.

공간의 한계는 유치 브랜드의 현주소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명품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 위치했음에도 좁은 공간 탓에 명품 브랜드 입점도 거의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백화점 1층은 대부분 고가의 유명 브랜드로 채워지기 마련이지만 롯데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는 이렇다할 명품 브랜드를 찾기 힘들다.

강남권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유치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도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고속터미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코엑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롯데월드몰 등 대형 상권을 끼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위치한 한티역과 비교하면 상권과 유동인구 부문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런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정준호 사장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은 2022년부터 8대 핵심 점포(본점·잠실점·강남점·인천점·수원점·동탄점·부산본점·광복점)를 중심으로 재단장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남점 재단장 가능성을 열어두며 명품 브랜드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정 사장은 당시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놓고 ‘백화점’의 개념을 ‘오십화점’으로 바꿔야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어느 백화점에서나 살 수 있는 브랜드나 상품은 줄이고 강남 상권에 맞는 상품 고급화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계획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 사장은 지난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인허가 절차를 밟는 등 롯데백화점 강남점 재단장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매출이 높은 잠실점을 재단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며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강남점 재단장과 관련된 논의가 나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는 수원점, 노원점 그리고 잠실점 등을 우선순위로 재단장을 진행하게 돼 강남점 개편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수원(이전 롯데백화점 수원점) 재단장을 진행하고 있다. 매장 350여 개를 개편한데다 글로벌 뷰티·패션 브랜드의 대거 입점도 앞둔 상태다. 강남점 개편을 시작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물론 정 사장이 마냥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체험형 공간’ 확대를 통해 젊은 세대 고객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신관에 위치한 영국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더콘란샵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존재감 더 흐려지는 롯데백화점 강남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615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준호</a> '근본적 한계' 극복 방안 있나
▲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 한국 브랜드 '누누'와 팝업스토어를 열고 협업 제품을 판매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근에는 브랜드 ‘누누’와 손잡고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누누는 프랑스인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과 한국인 디렉터 허재영이 함께 만든 K브랜드다. 

이밖에도 ‘웨이스트노모어’ ‘쉐이커시스템’, ‘스코프’ 등 다양한 매장·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열며 체험형 공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공간적 한계 탓에 이런 효과가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방문하는 고객은 다른 경쟁 백화점의 방문 고객과 비교해 현저하게 적은 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 2617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주요 백화점 매출 순위 47위이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출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 사장이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강남권에서 항상 뒤처지는 백화점 가운데 하나로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꼽힐 수밖에 없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1986년 설립된 그랜드백화점 강남점을 전신으로 하는 매장이다. 강남권에 위치해 있으나 점포 규모가 작은 데다 시설 노후화로 인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장기간 부진에 빠져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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