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웹툰이 성공적으로 미국증시에 안착하면서 네이버 주가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성공적 상장으로 네이버 주가 역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장 첫날부터 주가 급등 네이버웹툰, '라인사태'로 꺾인 네이버도 살릴까

▲ 네이버웹툰이 지난 28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네이버웹툰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9.52% 상승한 23달러(약 3만 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주가 상승폭이 14%대까지 커지기도했다. 

장외거래에서도 주가는 5.87% 상승마감하면서 소위 ‘화려한 데뷔’에 성공했다.

엄밀히 말해 미국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일컫는 네이버웹툰이 아니라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 종목코드 WBTN)’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의 모회사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71.2%를 보유해 네이버웹툰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는 통념상 네이버웹툰이라는 용어가 굳어져 있으므로 미국증시 상장종목인 웹툰엔터테인먼트도 네이버웹툰으로 칭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증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가가 희망범위 최상단인 21달러로 확정되면서 시가총액이 약 3조7천억 원 수준으로 책정돼 흥행에 성공했다. 1500만 주를 발행해 약 4367억 원어치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증시 데뷔는 쿠팡과 대비되기도 한다. 쿠팡은 2021년 3월12일 상장 첫날 주가가 1.58% 하락한 48.47달러에 마감했다. 주가는 이후 줄곧 내려 현재 21.09달러(약 3만 원)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쿠팡은 결국 한국시장에만 사업이 국한된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있는 데 반해 네이버웹툰은 웹툰산업의 글로벌 인기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웹툰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콘텐츠로 평가받는데 K-팝, K-드라마 등에 이어 글로벌 한류 인기의 차세대 주자가 될 것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웹툰은 원작 지적재산권(IP)이 향후 드라마, 영화 등으로 파생될 수 있다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지옥, 사냥개들, 스위트홈 등 웹툰 작품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이미 드라마로 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포츈비즈니스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약 71억 달러 규모를 기록한 글로벌 웹툰산업은 향후 연평균 6.92% 성장해 2032년엔 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네이버웹툰 상장에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한 점도 ‘보증수표’처럼 작용하고 있다. 코너스톤은 처음부터 큰 금액을 투자하는 기관을 뜻하는데 그 상장기업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 포브스지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와 대면 인터뷰 내용을 전날 공개하는 등 현지에서 기대감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선 네이버웹툰이 ‘라인사태’ 등으로 현재 부진에 빠져있는 네이버 주가에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향후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되면 네이버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상장 첫날부터 주가 급등 네이버웹툰, '라인사태'로 꺾인 네이버도 살릴까

▲ 네이버웹툰의 상장 이후 실적 증대가 네이버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거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콘텐츠 확대를 위한 노력을 본격화해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며 “네이버웹툰의 성장은 네이버의 전체 실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침투, IP 콘텐츠 비중 확대 같은 구체적 계획과 함께 매출 증가세가 확인된다면 네이버의 기업 가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네이버웹툰의 성공적 상장으로 네이버의 콘텐츠사업 전반의 온기가 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으로 네이버의 둔화된 콘텐츠 사업 성장성이 하반기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주가 상승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이다.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2조1천억 원어치 순매수하면서 2위인 삼성SDI(1조4천억 원)보다 50%가량 더 담았다. 그러나 주가는 같은 기간 26%가량 하락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