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올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회장은 미국 동서부를 아우르는 약 2주 동안의 이번 출장에서 버라이즌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싣는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 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등 사업 전반을 논의했다.

특히 갤럭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미국 버라이즌 매장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기능을 체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 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5대 매출처이자 글로벌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사업자 가운데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업체다.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2020년 체결한 '5G(5세대 이동통신)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은 7조9천억 원 규모로 한국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으로 기록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미국 5G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데는 이재용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각별한 인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 콩그레스'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왔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베스트베리 CEO가 버라이즌으로 옮긴 뒤에도 이어져 5G 분야의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신 갤럭시S24 제품 이외에 작년 출시한 갤럭시S23, Z폴드5 및 Z플립5, 탭S9 등 기존 제품 고객들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AI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출국해 삼성의 미래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AI, 반도체 통신 등 주요기업의 CEO와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고객사 협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것으로 뉴욕, 워싱턴DC부터 서부 실리콘밸리까지 미국 전역을 돌며 매일 분 단위까지 나뉘는 30여 건의 일정이 이달 중순까지 진행된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