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대형 SUV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를 잇달아 출시한다.
현대차는 작년 EV9을 출시한 기아와 달리 아직 대형 전기 SUV를 출시하지 못했다. 내연기관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올해 들어 국내 판매량이 반토막이 나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 하반기 아이오닉9, 내년 초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대형 SUV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29일 자동차 커뮤니티와 관련 유튜브 채널 등에 따르면 출시 시점이 다가오면서 실제 아이오닉9 양산 차량에 가까운 위장막 테스트 차량 포착 사진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달 열리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최초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이오닉9 위장막 차량 사진을 바탕으로 더욱 정교해진 디자인 예상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확도 높은 신차 디자인 예상도로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뉴욕맘모스의 예상도를 보면 아이오닉9은 각진 형태의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과 달리 둥근 유선형의 차체를 갖췄다.
전면부에는 상단 주간주행등(DRL) 램프뿐 아니라 그 아래 양쪽 헤드램프 박스까지 사각의 픽셀 큐브 디자인이 다수 적용됐다. 두 램프 사이 그릴 영역에는 2개의 라이다와 각종 센서가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측면부 실루엣은 완만한 각도의 A필러(차체와 차지붕을 잇는 첫번째 기둥)를 거쳐 B필러에서 부드럽게 내려오다 끝단에서 수직으로 떨어진다.
▲ 현대차 아이오닉9 디자인 예상도.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동영상 캡처> |
후면부에는 테일게이트 전체를 휘감는 'ㄷ'자 형태의 테일램프 시스템을 장착했다. 테일램프에도 픽셀 큐브 디자인이 빼곡하게 들어갔다. 또 개방감 있는 넓은 차창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9 출시로 플래그십 전기 SUV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된다. 아이오닉9은 작년 6월 기아가 출시한 플래그십 전기 SUV EV9과 동일한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EV9은 현재 국내에서 최고출력 201hp(마력), 최대토크 350Nm의 2륜구동(2WD) 모델과 최고출력 379hp, 최대토크 700Nm의 4륜구동(AWD) 모델로 판매되고 있다. 모두 99.8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501km, 판매가격은 4륜구동 모델 기준 7685만~8397만 원이다.
다만 아이오닉9은 기아 EV9보다 1년 가량 늦게 출시되는 만큼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 늘리는 등 성능 개선 작업을 거쳐 역대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최고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차체도 EV9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 초엔 내연기관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LX3) 출시와 함께 기존에 없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최근 포착된 팰리세이드 위장막 테스트카에선 현대차 투싼에 적용된 것과 비슷한 점선 형태로 분할된 수직의 DRL이 새로 관측됐다.
이를 반영한 디자인 예상도를 보면 후드는 파팅 라인(이음새)이 중앙의 엠블럼 위쪽에 위치해 섬처럼 떠있는 모습(아일랜드 타입)을 띠고, 그 아래 전면부 실루엣은 깎아지른 듯 수직으로 이어진다.
기존에도 컸던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 커지고 큼지막한 헤드램프와 시각적으로 통합돼 강인한 인상을 준다. 두 헤드램프 양쪽 끝에 배치된 4분할 DRL은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과 이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일체감을 더한다.
▲ 현대차 아이오닉9 후면부 디자인 예상도.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동영상 캡처> |
측면부는 기존 둥글었던 펜더(차 바퀴 주변을 감싸는 외장 부품)가 각지게 바뀌었고, A·B·C 필러(차체와 루프를 연결하는 1·2·3번째 기둥)는 곧은 직선으로 루프를 받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흔히 보이는 부드러운 라인의 국산 SUV보다 미국의 정통 오프로더에 훨씬 가까운 모습이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최초의 대형 SUV 하이브리드차로 새 팰리세이드의 주력 파워트레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3.8 가솔린 모델은 3.5 가솔린 터보 또는 2.5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하고, 기존 2.2 디젤 모델은 삭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젤 모델을 대체할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 하이브리드 차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능 갖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효율과 성능을 대폭 높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신형 팰리세이드에 최초 탑재한다.
현대차는 지금껏 중·대형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에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왔다. 이에 비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 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보다 엔진 용량이 커졌을뿐 아니라 엔진에 모터가 하나 더 붙는다. 이에 따라 시스템 총출력이 증가하고, 각각 모터가 주행과 충전을 따로 담당해 연비 효율도 올린다.
업계에선 1.6 하이브리드 엔진이 최고 시스템 총 출력 235마력(hp)을 발휘한 것과 비교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본격 판매를 시작한 팰리세이드는 넓은 실내공간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로 돌풍을 일으키며 2021년까지 3년 동안 국내에서만 5만 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2022년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후 판매 5만 대 선은 무너졌지만 작년까지도 4만 대 이상 판매량을 유지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올해 1~4월 국내에서 7869대가 팔리는데 그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판매량이 52%나 줄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5% 넘게 줄어든 올해 1분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46.3%나 급증했다. 현대차는 내년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계기로 대형 SUV 위상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 현대차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디자인 예상도.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동영상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