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MD 인텔 CEO 줄지어 TSMC 만난다, 첨단 파운드리 확보 경쟁

▲ 엔비디아와 AMD, 인텔 CEO가 모두 대만을 방문해 TSMC 경영진과 회동하며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웨이저자 TSMC CEO.

[비즈니스포스트]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팻 겔싱어 인텔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잇따라 대만을 방문하며 TSMC 경영진과 회동을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기업의 수장들이 직접 나서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생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디지타임스는 오는 6월4일 대만에서 열리는 IT박람회 '컴퓨텍스' 행사를 놓고 "역대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형 기업들의 CEO가 한 자리에 최초로 모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젠슨 황과 리사 수, 팻 겔싱어는 모두 ‘컴퓨텍스2024’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주로 인공지능 반도체와 서버 관련 사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타임스는 이들이 행사 전후로 대만 내 주요 협력사 경영진과 회동하는 것은 물론 순차적으로 웨이저자 CEO를 비롯한 TSMC 경영진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와 사업 협력 논의가 이들의 대만 방문에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이 모두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에 반도체 주력 상품 생산을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및 서버용 CPU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대형 반도체기업에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IT기업들에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으며 인공지능 서버 등 인프라 투자 경쟁에 속도가 붙은 데 따른 결과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은 이러한 IT기업의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TSMC가 첨단 미세공정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파운드리 협력 강화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직결될 수 있다.

현재 TSMC는 이들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적극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섰지만 당분간 공급 부족 상황을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엔비디아와 AMD, 인텔의 CEO가 모두 직접 TSMC 경영진과 만나 물량 확보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려는 목적으로 회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타임스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만 협력사들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컴퓨텍스 행사는 이런 점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인텔의 CEO가 컴퓨텍스 행사에 참석한 사례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TSMC를 비롯한 대만 협력사들의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주요 반도체 제품을 모두 자체 미세공정 기술로 생산했지만 최근에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사례가 늘어났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의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 판도는 TSMC 경영진과 협력 논의가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이들 기업의 CEO가 대만 내 반도체 패키징 관련 기업들과 회동도 추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시장에서 대만의 지위는 앞으로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