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가 철회되면서 한진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중국발 해외직구 물품의 국내배송 물량 증대를 겨냥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쿠팡의 위탁배송 계약 종료로 빠져나간 택배 배송물량을 메꾸기 위한 전략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 직구 규제 철회에 '안도', 쿠팡 물량 빈자리 중국 플랫폼으로 채운다 

▲ 한진은 인천공항 국제특송센터(GDC) 통관 처리능력 확대를 위한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23일 한진은 지난달부터 100억 원을 투입해 인천공항 국제특송센터(GDC의 통관장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 통관장은 비행기를 통해 국내로 운송되는 화물 통관이 진행되는 곳이다. 인천공항 통관장 물량은 2023년 10월 71만 박스에서 2024년 3월 122만 박스까지 늘어나면서 이를 확장하려는 것이다.

한진은 통관 인프라 확충을 계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택배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해외직구 물품의 한국 내 배송사업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3분기 중 확장공사를 완료하면 한진의 통관 처리능력은 월 110만 박스에서 220만 박스로 증가해 국내로 반입되는 항공특송 통관 물량의 26%까지를 소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통관시간 단축에 따른 배송기간의 단축 효과도 기대된다.  

한진에 따르면 확장된 통관장이 최대한 가동될 시 한진의 연간 실적은 기존보다 매출이 372억 원, 영업이익이 14억 원이 각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한진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발 해외직구에 주목하고 중국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한 영업을 강화해왔다.

한진은 중국 5개 도시(상하이, 칭따오, 다롄, 선전, 홍콩) 현지법인을 기반으로 중국 이커머스 대상 영업을 하는데 지난해 12월에는 CJ대한통운 중국담당 출신인 정근일 경영리더를 글로벌사업본부장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4년 알리익스프레스의 월 평균 한국향 배송 물량은 500만~600만 박스, 테무의 한국향 배송 물량은 200만~300만 박스로 추정한다”며 “한진은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량 10~15%, 테무의 물량 약 70%를 처리하기로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는 “고객사와 계약상 구체적 처리 물량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진은 고객사 쿠팡의 배송계약 종료에 따른 택배 물량 감소에 대응하고 있는데 해외직구 물량 확대는 그 일환이다. 
 
한진 직구 규제 철회에 '안도', 쿠팡 물량 빈자리 중국 플랫폼으로 채운다 

▲ 한진은 해외 이커머스의 한국 내 배송물량을 확대해 쿠팡의 위탁배송 계약 종료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진의 고객사인 중국 이커머스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한진의 택배 물량의 8%가량을 차지했던 고객사로 월 평균 400만~430만 박스의 물량을 한진에 위탁했다. 이에 따른 매출은 8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쿠팡의 계약종료에 따른 한진의 대응 계획을 살펴보면 해외직구 물품 배송의 비중을 늘린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2023년도 한진의 택배 물량은 약 5억7천만 박스로 해외직구 물품 배송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추가로 늘리고자 목표로 잡은 배송 물량 월 450만 박스 가운데 150만 박스를 해외 이커머스를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동사 택배 물량 중 8%를 차지하는 쿠팡의 이탈이 예정됐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물량 증가로 이탈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겠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