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수신 잔액 회복에도 대출을 조이며 안정적 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신뢰회복이 여전히 새마을금고의 제1과제로 꼽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은 당분간 외형 확장보다 내실 성장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이전 수준 곳간 회복, 김인 여전히 대출 조이며 내실 다져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신뢰 회복을 목표로 내실 성장에 힘쓰고 있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3월 말 기준 260조811억 원으로 집계됐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직전인 지난해 6월 말(259조4624억) 수준을 완벽히 회복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지난해 6월 말 뱅크런 가능성에 돈을 찾으려는 고객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당시 한 달 만에 수신 18조 원이 빠져나갔고 그 결과 지난해 7월 말 수신 잔액은 241조8559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높은 금리 경쟁력이 새마을금고의 수신 회복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수신이 빠져나간 단위금고들은 금리를 높이며 고객을 끌어 모았고 뱅크런 사태가 얼마 지나지 않은 9월에는 한 금고에서 9%대 적금 상품이 하루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3월 말 기준으로도 새마을금고 정기예탁금(1년) 금리는 3.97%로 예금 취급 금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예금금리를 점점 낮추며 양적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를 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사 관점에서는 수신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고금리 고객 유치가 지속되면 마진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이전 수준 곳간 회복, 김인 여전히 대출 조이며 내실 다져

▲ 새마을금고 최근 1년 월말 기준 수신 잔액 흐름. <한국은행 통계 시스템 갈무리>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와 다른 금융사의 예금금리 차이는 빠르게 줄고 있다.

3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와 새마을금고 다음으로 높은 예금금리를 주는 신협(3.93%)과 금리 차이는 0.04%포인트에 그쳤다.

새마을금고가 한창 뱅크런을 수습하던 지난해 8월만 해도 새마을금고(4.49%) 다음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저축은행(4.21%)과 금리 차이는 0.28%포인트에 이르렀다.

김 회장의 내실경영 의지는 꾸준히 줄고 있는 대출 잔액에서도 포착된다.

새마을금고 3월 말 여신 잔액은 183조4972억 원으로 2022년 12월(201조6475억)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려 대출을 내줄 곳이 줄어든 데다 외형 확대보다 내실 성장을 염두에 둔 전략이 대출 감소를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높은 연체율과 정부의 감독 강화 등이 김 회장이 내실성장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3월까지 오름세가 이어져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상호금융정책 협의회를 열고 중앙회를 중심으로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8일에는 부실금고 경영개선조치 강화 등을 담은 감독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새마을금고를 향한 의구심 어린 시선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다는 점도 김 회장이 본격적으로 외형 확장 전략을 펴기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적자를 낸 금고 400여 곳이 배당을 내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행정안전부가 따로 자료를 내고 해명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단위 금고에서 순손실이 발생해도 충분한 임의적립금이 있으면 현행법에 따라 배당은 가능하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적정 배당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해 4월 총선에서 양문석 경기 안산갑 당선인 자녀 문제에서 시작된 작업대출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선출됐을 때부터 내실성장을 통한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올해 1월 쇄신 결의문을 통해 중앙회 조직을 ‘2017년’ 수준으로 감축하며 자구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2017년은 박차훈 전 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만큼 자산을 크게 늘리며 양적 성장에 치중한 이전 시대와 결별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무리한 성장보다는 개별 금고에 맞는 성장계획 수립을 지도해 왔으며 작업대출 전수조사는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뱅크런 이전 자산 규모를 맞추기 위해 굳이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지양하고 금고 상황에 맞춰 자금을 조달하게끔 감독·지도해 왔다”며 “작업대출은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완료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