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재명 ‘히로부미 침탈’은 한심한 발상, 윤석열과 외교부 나서야”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9일 오후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리더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승민 페이스북 갈무>

[비즈니스포스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라인야후 사태를 이용해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우리 기업 보호를 촉구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토 히로부미 손자가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을 침탈했다’며 라인야후 사태를 비난한 것을 두고 “어처구니없는 한심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네이버가 라인을 빼앗기게 된 이 급박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의 행태가 한심하다”며 “이토 히로부미의 외고손자냐, 아니냐가 지금 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인 압박 총무상, 알고 보니 이토 히로부미 후손’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인용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라고 적은 바 있다.

그로부터 약 6시간 뒤에는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는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 조선 대한민국 정부는 멍~”이라고 적은 글을 추가로 올렸다.

유 전 의원은 이를 두고 “이토의 자손이 아니면 네이버 지분을 빼앗아도 이 대표는 입을 다물건가”라며 “논리적, 합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너는 나쁜 조상의 후손이니까 나빠’ 식의 감정만 건드리는 포퓰리즘으로는 라인 사태에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우리나라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사태의 핵심은 일본 정부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행정지도를 통해 압력을 행사했고, 그에 따라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일사천리로 네이버 지분을 빼앗아 가는 상황을 우리 정부가 못 막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더드를 위반하는 일본 정부의 반시장적 조치이고, 한일투자협정을 위배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진작 강력히 막았어야 할 문제”라며 “우리 정부는 '네이버가 정확한 입장을 정해야 행동할 수 있다'고 뒤에 숨어버리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정부는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 압력으로 시작된 지분매각에 반대한다. 자본 관계 재검토를 지시한 행정지도를 철회하라'고 일본 정부에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할 게 아니라, 일본 정부에게 자본 관계 재검토 지시를 철회하라고 압박을 가하라는 말”이라며 “과기부 차관이 애매한 얘기를 할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부가 나서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